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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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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님 여의옵고>, <노란 크림빵>의 저자 이광진의 독서에세이. 부제의 '노가다'란 말은 영어 'No'에 일어 'かた(型)'를 합친 조어다. 말하자면 '틀 없는 책 읽기'란 뜻이다.

최근작 :<가출견 이야기>,<<인간 실격>에서 <부활>까지>,<노란 크림빵>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1957년생. (truebokjulee@naver.com)
·이북 실향민 2세로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기계공고, 울산과학대학 졸업.
·40여 년간 전국을 떠돌며 플랜트 건설공사 수행.
·자유주의 보수, 자연주의 건설, 자결주의 인생에 모두 실패.
·지금도 건설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저서>
·역사 기행문『고운 님 여의옵고』2007년.
·수필집『노란 크림빵』2012년.
·독후감『인간실격에서 부활까지』2018년.

이광진 (지은이)의 말
노가다(Noかた)로 책 읽기
5년마다 책을 한 권씩 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깨졌다. 그러니까 숫자 2와 7이 들어가는 해마다 책을 내기로 작정한 것인데, 말하자면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가을마다 책을 낸다는 생각이었는데 작년 봄, 박근혜 대통령이 불명예 퇴임을 함으로써 혼선이 빚어졌다.
사실은 지난 연말에 책을 두 권 낼 욕심이었다. 『노가다로 책 읽기』와 『노가다로 글쓰기』이다. ‘노가다’란 말은 영어 ‘No’에 일어 ‘かた(型)’를 합친 조어다. 말하자면 ‘틀 없는 책 읽기’, ‘틀 없는 글쓰기’란 뜻이다.

평생을 무미건조한 건설현장에서 밥벌이하면서도 요행히 책 읽고 글 쓰는 취미는 건졌으되 누구로부터 학습을 받거나 조언조차 들은 적이 없으니 ‘노가다(Noかた)’일 수밖에 없다.
『노가다로 책 읽기』는 2014년 3월 1일 갑오독서선언에서 밝힌 바대로 일만 하는 (피 짜내는) 좀비에서 심장 뛰는 인간으로 탈출을 꾀한 투병 기록이다. ‘행운이 따라주어 백수생활이 길어지면 2년 만에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불행히 취업이 따라주어 얼마 쉬지 못했다. 몸이 되돌아간 건설현장은 여전히 일과 스트레스로 심장을 쥐어짰으나, 그래도 치료를 멈추지 않았고 약(책)을 꾸준히 복용하여 118권을 채웠다. 사실 4년에 118권의 책은 많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책 읽는 시간보다 글쓰기에 훨씬 더 공을 들였으니 대다수 책을 두 번씩 읽은 셈이다.
동반 출간을 욕심냈던 『노가다로 글쓰기』 이야기를 하면 이렇다. 지난 10여 년 동안 틈틈이 써왔던 단편소설 중에서 조금 덜 부끄러운 (왜냐하면 노가다니까) 작품들을 모아서 엮어보니 여덟 편 정도라, 두 편이 모자라서 출간을 미루기로 하였다. 이제 행운이 따라주어 빨리 백수가 되면 내년이라도 두 편을 보태서 주위 친지들과 건설현장 동료들의 안주 거리로 나타날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주위에 말해왔다. “머잖아 인간 수명은 90세가 넘을 것이다.” 조선시대 평균수명인 35세쯤에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80쯤에 요절夭折할 것이라고 예언하여 친구들이 “닥치고 술이나 마셔라”라며 술을 뿌렸다. 하지만 요즘에 와서 돌이켜보면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다.
요즘 사람들은 ‘백세시대’를 흥겹게 노래 부르지만, 나는 재앙이라고 웅얼거린다. 나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그냥 ‘살아지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많은 사회학자가 희망적인 진단을 하고, 과학자들이 기상천외한 회춘법을 개발한들 제대로 된 삶을 꾸리는 노인이 얼마나 될 것인가? 나처럼 돈마저 모은 게 없다면 젊은이들 눈치 보기에도 급급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돈이 그다지 필요치 않은 경제적인 취미가 하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남이야 알아주든 말든 노가다로 책 읽고 글을 쓰며 자족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 『노가다로 책 읽기』로 세 번째 책이 나오고, 앞으로 『노가다로 글쓰기』를 포함해 네 권의 책이 더 나오려면 족히 10년이 걸릴 것이고, 그때는 나이가 칠순을 넘길 것이다. 제발 희망하기를 그때까지 치매에 들지 않고 나의 의지대로 낮일과 밤술과 짬짬글로 살아갈 수 있기를. 그럴 수만 있다면 20년의 시간을 저승에 반납한들 무엇이 한으로 남겠는가!Pr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