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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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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의 강력 추천을 받으며 화제가 된 만화 <내 어머니 이야기>(전4권)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14년 완간되었다가 절판된 작품을 애니북스에서 편집과 디자인을 새로 거친 개정판으로 다시 소개한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총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함경도 북청을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과 유년 시절 어머니(어린시절 호칭은 ‘놋새’)의 집안사가 그려진다. 2부에서는 놋새가 원치 않은 혼인과 동시에 광복을 맞이하고, 이윽고 6.25전쟁으로 인해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실렸다. 3부에서는 거제 수용소에서의 피난민 시절을 거쳐 논산에 터를 잡은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놋새의 삶이 그려진다. 4부에서는 70년대 말 서울에 올라온 뒤의 가족사가 펼쳐지는데, 대학생으로 성장한 딸(작가)의 이야기가 어머니의 이야기와 맞물려 진행된다. 이 책의 백미는 철저히 재현된 함경도 사투리이다. 저자는 십 년에 걸쳐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이 만화를 그렸는데, 모든 대사와 내레이션에 구술자인 어머니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다. 입에 착 달라붙는 사투리는 함경도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서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작가는 녹취 외에도 어머니의 과거 사진과 가족의 편지 등 실제 기록을 이야기의 재료로 적극 활용하여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1화 불확실한 005
2화 물레방아 023 3화 20세기폭스사 039 4화 비누향기 055 5화 분홍 두 개 073 6화 시간은 흘러흘러 089 7화 아무 미련 없이 105 8화 한여름 123 9화 파란 약 139 10화 햇살 한가득 155 11화 검정이 만들어지는 과정 171 12화 엄마는 괜찮다 189 마지막화 다 함께 춤을 209 개정판 작가의 말 232 초판 작가의 말1 234 초판 작가의 말2 237 : “진짜 이야기가 있구나, 여기에는. 이야기에는 진짜가 있어야 하거든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우리 모두가 하나의 역사고, 우리 모두가 현대사라는 것을 보여준 정말 위대한 작품입니다. 이런 책은 사라져서는 안 돼요. 세상에는 사라져서는 안 되는 책들이 있어요.” : 너무 좋아서 입을 다물게 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너무 좋아서 입을 열게 되는 책도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의 ‘말맛’은 아주 찰지고 생생해서 독자의 입도 움찔거리게 만든다. 말풍선에 담긴 달변과 눌변이 살아 움직인다. 1908년부터 이어진 격동의 근현대사를 통과한 이들이 이복동녀씨의 말로써 소환되고 멀어져간다. 각자의 방식대로 버티고 살아낸 사람들 모습이 숱하다. 방대하고도 촘촘한 가족사이자 남북한의 소중한 역사 자료다. 평범하고도 비범한 한 여자가 이야기의 중심이어서 더 웃게 되고 울게 된다. 『토지』와 『백 년의 고독』과 『페르세폴리스』가 가진 저력을 떠올리게 한다. 아주 개인적인 일들로 어떻게 정치와 사회와 역사를 잘 드러낼 수 있을까. 『내 어머니 이야기』는 그 고민들에 대한 충분한 대답이다. 이 만화의 저력을 닮아가고 싶다. : 꿈에서야 두 손 잡아볼 이들을 향한 그리움과 염려로 흐르는 어머니의 눈물보다도, 웃음기 어린, 어린 날 어머니의 생생한 옛이야기들이 더욱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어느새 단순해 보였던 삽화 속 인물들의 처진 눈과 무심히 보았던 주름 하나하나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책을 펴기 전엔 상상하지 못한 경외감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평범했던 한 사람의 인생에 포개진 한국 근현대사의 장면들에 담긴 피와 살, 웃음과 눈물의 의미를 모두가 알게 되길 바란다.
방송인 · 서점 <책발전소> 대표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연합뉴스 2019년 1월 15일자 '신간' - 서울신문 2019년 1월 17일자 - 한국일보 2019년 1월 21일자 - 국민일보 2019년 2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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