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여행 작가로 활동해온 최갑수의 포토에세이. 10년 동안 낯선 길을 떠돌며 기록한 글과 사진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우리가 세파라고 지칭하는 그 모든 것들의 틈바구니에서 포착해 낸 삶의 비경과, 그 사이로 잠시 잊고 있었던 추억과 꿈을 반추하는 글들이 담담하게 흐른다.
이 책의 부제는 '센티멘털 트래블'이다. 이성보다는 감성, 현실보다는 낭만, 기쁨보다는 멜랑콜리한 감수성이 손짓하는 곳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최갑수 시인의 사진과 글은 낭만의 속살을 지녔으되 생의 끝까지 부단히 달리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그의 센티멘털은 단단하고 야무지다.
최갑수 (지은이)의 말
맨밥을 입속으로 밀어넣듯 세상을 살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그동안 몇 개의 상처를 몸에 새겼고 그 상처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보니 모든 것은 우연이었다. 내 손에 카메라가 쥐어진 것은, 내가 길 위에 서게 된 것은... 나비의 날갯짓이 봄꽃에 내려앉듯, 우연이라는 행복한 바람에 실려 낯선 길 위를 떠돌았다.
이 책은 외롭고 고단하고 쓸쓸할 때마다 나를 위로하는 여행의 기억들로 이루어졌다. 격렬한 삶의 한 가운데서, 홀연한 여행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정거장 주위를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