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에 발표된 송영의 장편소설 <땅콩껍질 속의 연가>가, 개작을 거쳐 30여 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사랑과 결혼 제도의 안과 밖을 동시에 응시하며, 그 의미를 다층적으로 심문'하는 작품이다. 두 커플의 안과 밖, 그리고 교차를 통해 사랑과 결혼이 뒤엉킨 우리 시대의 풍속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방을 구하러 다니던 노총각 김도일은 우연히 한 여자에게 초면부터 자신과 동거해주기를 청한다. 스스로 수삼년 동안 결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김도일은 밥을 지어주고, 빨래를 해주고, 그밖에 보통의 주부가 해줄 만한 내조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당장 살아야 할 방이 필요했던 주리는 저녁 일곱 시 이후 상징적인 경계선을 건너오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고, 도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양명수와 오정선 박사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자식도 없고 침실도 따로 쓰는 사이다. 양명수는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청산하고자 한다. 그리고 김도일에게 스와핑까지 제의하며, 아내의 일탈을 방조하고 부추기기까지 한다.
독주자
미행
가출
밀회
밤의 파도소리
두 개의 방
주리의 선물
에필로그
후기
작품 해설 / 고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