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사진, 문학작품을 통해 카페에 얽힌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책. 카페를 사랑했던 예술가와 부르주아, 서민, 농부의 흔적을 살피고, 또 여덟 개의 키워드로 카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2002년 국내에 <카페의 역사>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우선 17세기 말 파리에 처음 등장한 '카페'의 시작과 프랑스 전역으로의 확산에 대한 설명이 있다. 화려한 실내장식으로 유명한 파리 최초의 카페 '프로코프'에서부터 서민들을 위한 카페 '카바레'까지 다양한 카페들을 소개하는 것. 지역과 찾는 이들의 신분에 따라 그 특징이 뚜렷이 구분되었던 카페들 또한 종류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카페를 찾는 이유, 즉 카페가 지닌 여러 매력들에 대해 정리를 했다.
최근작 :<원문에 가까운 번역문을 만드는 법> ,<원서, 읽(힌)다> ,<편지 공화국> … 총 477종 (모두보기) 소개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 수상. 옮긴 책으로 《총균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대변동》,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100여 권이 있고, 지은 책으로 《원서, 읽(힌)다》,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등이 있다.
카페를 사랑한 그들, 그들이 사랑한 카페
'카페cafe'는 프랑스 어로 '커피'라는 뜻이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이슬람 국가에서 즐겼던 커피는 17세기 말 프랑스에 수입되었다. 살롱에 모여 홍차를 즐기는 귀족들만의 모임이 유일한 사교 행위였던 당시, 검은 음료 커피와 길거리 커피 마시는 집의 등장은 귀족, 도시 부르주아, 노동자, 시골 농부 할 것 없이 모두의 취미 생활을 새롭게 바꾸었다. 술을 마실 시간은 얼마든지 있던 세속적 삶에서 커피를 마시러 간다는 것은 가장 커다란 즐거움이 되었다. 흔히 말하는 '카페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예술가들은 카페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지금도 주말마다 내로라 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철학을 논하는 파리 생제르맹 가의 '카페 드 플로르'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서재였다. 마네, 드가, 르누아르는 몽마르트르의 카페를 좋아했고, 모딜리아니, 피카소, 밀레 그리고 7년간 프랑스를 여행한 헤밍웨이는 몽파르나스에 있... 카페를 사랑한 그들, 그들이 사랑한 카페
'카페cafe'는 프랑스 어로 '커피'라는 뜻이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이슬람 국가에서 즐겼던 커피는 17세기 말 프랑스에 수입되었다. 살롱에 모여 홍차를 즐기는 귀족들만의 모임이 유일한 사교 행위였던 당시, 검은 음료 커피와 길거리 커피 마시는 집의 등장은 귀족, 도시 부르주아, 노동자, 시골 농부 할 것 없이 모두의 취미 생활을 새롭게 바꾸었다. 술을 마실 시간은 얼마든지 있던 세속적 삶에서 커피를 마시러 간다는 것은 가장 커다란 즐거움이 되었다. 흔히 말하는 '카페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예술가들은 카페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지금도 주말마다 내로라 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철학을 논하는 파리 생제르맹 가의 '카페 드 플로르'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서재였다. 마네, 드가, 르누아르는 몽마르트르의 카페를 좋아했고, 모딜리아니, 피카소, 밀레 그리고 7년간 프랑스를 여행한 헤밍웨이는 몽파르나스에 있는 카페를 자주 드나들었다.
반 고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묘사한 카페는 지금 걸작으로 남아있다.
"오늘은 내가 묵고 있는 카페의 내부를 그려볼 생각이다. 불이 밝혀진 저녁의 모습을. 제목은 <밤의 카페>가 적당하겠지. 밤새 문을 열어두는 이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밤을 배회하는 사람들은 밤이슬을 피할 돈이 없을 때, 너무나 취해 다른 곳에서 문전박대를 받을 때 이곳에서 안식처를 찾는다." -97쪽
《카페를 사랑한 그들》은 이러한 카페 놀이의 원류를 찾아 카페를 사랑했던 예술가와 부르주아, 서민, 농부의 흔적을 기록하고, 여덟 개의 키워드로 카페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한다. 이 책은 전통 유산과 유적 연구에 특별한 애정을 지니고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조화를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는 지은이 크리스토프 르페뷔르Christophe Lefebure가 직접 찍은 카페의 사진과 더불어, 프랑스 대문호의 유명 작품들을 끌어들여 프랑스 카페의 모습을 증명하는 자료로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19세기 카페에서 삶과 예술과 사랑을 무르익히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듯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9세기 프랑스의 카페, 영혼 그리고 우리
오늘날 우리가 카페를 가는 목적은 단순히 차를 마시기 위함만은 아니다. 친구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며, 또한 특별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특정한 카페에 모여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한 카페는 혼자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앉아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작업을 하고…. 19세기 프랑스의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좋아했지만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카페를 찾았다. 아무도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 사색을 즐기기엔 적합했으리라. 그러나 카페의 손님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파리는 축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123쪽
그러나 분명히 다른 점도 있었다. 이 시대에 받아들여지는 카페라는 개념은, 고급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화려한 장식과 가구들이 놓인, 혹은 모던한 도회적 분위기의 공간을 말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카페는 어감이 주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물론 귀족들이 드나들던 사교계의 카페는 주인장들이 앞다투어 유명 건축가를 고용해 내부 장식을 꾸몄다.
"르 카페 드 라 레장스는 천여 개의 호롱불로 실내를 밝혔다. … 유명한 화가와 건축가가 카페의 장식에 발벗고 나섰다. 풍경화가 위베르 로베르는 카페 드 라 로통드를 장식했고, 왕실 건축가 클로드 니콜라 르두는 카페 밀리테르를 아름답게 꾸몄다. … 마주한 거울에 무한히 반사되는 상으로 유명했던 카페 데 밀 콜론도 그 중 하나였다." -67쪽
반면 보통 카페들은 사정이 달랐다. 시골의 작은 카페는 뷔베트buvette(작은 술집)라 불렸고 주로 식료품점을 겸했다. 도시의 노동자들이 드나들며 하루의 피로를 술 한잔으로 풀던 카바레cabaret는 알코올 중독과 범죄의 온상이었다.
탄생한 순간부터 프랑스 사회와 문화의 중심이었던 카페는, 이제 없어지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뀌고 있다. 카페의 고상한 매력이 점점 잊히는 오늘날 저자는 "카페여, 영원히 그 자리를 지켜다오!"라고 글을 마무리한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카페의 매력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