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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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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정교수,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초빙 석좌교수, 세계적인 수학 석학이자 아들에게는 더없이 자상한 아버지 김민형 교수가 가족과 떨어져 영국과 독일에 머물렀던 어느 해 여름 동안 아들에게 쓴 편지를 모은 책이다.
낯선 곳에서 얻는 기쁨과 놀라움을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편지에는 쉽고 재밌는 수학 이야기와 함께 평소 아들과 주고받았던 철학,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생각들이 따뜻한 문체와 명료한 사유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첫 번째 편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너와 나누고 싶구나 … 6 : 성장기의 자식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인가. 도대체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한국의 부모에게 자식은 맹목적 헌신의 대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기식대로 일방적인 사랑을 주려다 상처받는 일이 흔히 벌어진다. 행복한 인간이 되기보다는 성공한 인간이 되기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역설이다.
이 책은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부모와 자식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만하다. 저자는 가족과 떨어져 영국과 독일에 머무는 동안 ‘여행지에서의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서 자신의 삶과 감정을 충실하게 전달해 완벽한 관계 맺기에 도전했다. 성장기의 두 아들을 향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특별한 서사시를 발신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서울대 개교 이후 최초로 조기졸업이며 옥스퍼드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정교수가 된 김민형 교수다. 대중과 소통하는 수학의 실현을 위해서 수학재단 설립을 꿈꾸며 수학콘서트의 메인마스터로도 활동하는 특별한 수학자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와 함께 철학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읽고, 따뜻한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이상주의자였던 아들의 증조작은할아버지가 북을 선택했지만 희생당했던 이야기를 그가 남겼던 시와 함께 소개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설명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식을 향해 소통하려는 독자의 노력과 비교하면서 이 책을 읽어간다면 특별한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저자가 이 한권의 책을 통해 이루고 싶어 한 것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숙명적 관계의 상투성을 벗어난 진정한 행복나누기가 아니었나 싶다. 세계적인 수학자의 아주 특별한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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