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정 (상명대학교 부속여자고등학교 철학교사) : 살다 보면 아주 큰 이름은 멀수록 아우라를 내뿜는다. 그 이름들을 들을 때마다 궁금하고, 알고 싶다. 공자, 노자, 원효, 이황, 정약용, 간디, 호치민……. 명함에 시대를 내걸 자격을 가진 대표 철학자 1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적도 다채롭다. 중국, 일본을 거쳐 인도와 베트남을 지나 우리의 자랑스런 선조들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종합 편이다.
이분들, 전 세계에 가르침을 주시느라 바쁘신 와중에 오늘 하루 후광을 접고 우리들의 멘토가 되기로 작정하셨다. 각자가 겪은 인간적 번민, 학문의 깊이를 만든 운명의 순간들, 그리고 시대를 고민하면서 철학을 완성해 간 과정이 오롯이 살아 있다. 자상한 아빠가 조근조근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런데 철학이 과연 나한테도 의미가 있는 걸까?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묻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철학에 가깝다. 나비 소녀의 당돌하고 총명한 질문을 따라가 보자. 공자도, 주희도, 최한기도 정성을 다해 쑥덕쑥덕 대답한다. 역사의 스승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는 재미,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멋진 철학 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