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출간되어 많은 국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사진 에세이 <블루 데이 북> 개정판이 출간됐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판형을 양장으로 바꾸었다. 그림과 글이 각각 한 페이지를 차지하던 기존의 레이아웃에서 한 페이지에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도록 변화를 주고 흑백사진을 4도 분판해 공을 들였다.
참을 수 없이 우울한 날, 갑자기 늪에 발을 빠뜨리기라도 한 듯 마음이 가라앉는 날, 그때 써먹을 우울 탈출 비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블루 데이 북>은 당신에게 귀여운 동물들의 사진을 한아름 안기는 독특한 처방을 해준다.
그러니까 책은 여러 동물의 흑백사진 90여장이 들어있는 사진집인데, 그들을 절묘한 솜씨로 배치하여 당신의 우울을 날려주고자 함이다. 하긴 표지에 등장한, 턱을 괴고 심각하게 우울에 빠져있는 오랑우탄의 사진부터가 웃음을 자아낸다.
책은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이 있지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여러분도 신나게 공감할 우울의 증상들을 하나하나 열거한다. 그러나 중간쯤에 다다르면, '이건 다 미친 짓이에요, 왜냐하면 젊음은 단 한 번 뿐이고...'라는 문장이 당신을 혼낸다. 그리고 나열되기 시작하는 인생의 온갖 멋진 면들... 마지막은 '결국 삶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는 문장과 흡족하게 씨익 웃고 있는 개구리의 사진.
물구나무 서는 코끼리, 친구들 앞에서 미끄러진 펭귄, 너무나 사랑스럽게 서로 껴안은 북극곰, 노래를 부르는 얼룩말... 글은 한 줄 뿐이지만 사진과 함께 맞추어보는 즐거움이 과연 조금은 기분을 좋게 한다. 시인이자 사진가인 신현림 씨가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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