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화려하며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이 시대에, 작가 서영은은 '안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녀는 담담하면서도 깊이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 대한다. 주변에 존재하는 물상들을 이야기하면서, 그것들에 투영된 자신의 속마음을 소리없이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이순의 나이에 이른 지은이는, 나이가 드니 절로 세상의 안쪽이 보일 뿐 아니라 마음 자체가 세상의 안쪽으로 넘어가 버린다고 고백한다. 세상의 안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을 가리키며, 이는 곧 바라보는 이 자신의 내면 풍경이 안쪽 세상이라는 말이 된다.
사이사이에 놓인 40여컷의 흑백사진들이, 작가의 마음결을 전하는데 손을 거든다. 책에 담긴 문장과 사진 모두,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으되 가슴 한켠을 뒤흔드는 울림을 지니고 있다.
안쪽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며
가득 찬 항아리, 비어 있는 항아리
한 걸음 한 걸음으로 하늘까지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나
-말린 고구마 줄기
-사진 판넬
어린아이 안의 어머니
-어덜트 베이비(Adult baby)
삶의 뒷모습
헐벗음 앞에서
거기에 해바라기가 있었다
시간은 없다
울트라만의 기억-60년대식
고독하고, 고독하고, 또 고독하다
빈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