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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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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으로부터 27년에 이르는 내내 위선과 가식을 배격하고, 여성의 내면에 억압된 감정을 탐구해온 작가 전경린의 새 소설집. 일찍이 ‘정념’의 작가로 불려온 전경린은 정해진 규범을 위반하는 욕망과 자유로운 생의 가능성을 개진해왔다. 한국일보문학상, 문학동네소설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숱한 수상 이력은 한국문학사의 특별한 고유명이 되어온 전경린의 궤적을 증명한다.
전경린의 소설은 염증과 권태로 가득한 현대인들이 속으로만 내질러왔던 비명에 언어를 부여했다. 특히 지금 이것이 과연 최선의 삶인지, 다른 삶이 가능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떠오르는 의문을 삭여야 했던 여성들에겐 현실을 구원하는 상상을 가능케 했다. 『굿바이 R』은 육박하는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해내는 마법 같은 전환으로 가득하다. 필연적인 고독의 되새김질 끝에 우리가 어떻게 타인에게 가닿고 마침내 사랑할 수 있는지 겪어낸 기록이기도 하다. 승객
: 스무 살에 읽었던 전경린의 소설들은 세상과 열정적으로 불화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욕망과 사랑을 쟁취하면서 자기 삶의 당연한 주인이 되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매혹적으로 펼쳐졌다. 이번 소설집에서 그들은 생의 비의를 여행자의 눈으로 관찰하며 더 깊고 더 차갑게 세상을 탐색해나간다. 인도에서 발리로, 마카오에서 연안의 폐해수욕장으로 다양한 인물과 풍경을 수렴하며 나아가는 이들의 경로는 “최후의 순간까지” 알지 못할 생의 진실을 전제하고 있기에 끊임없는 비관과 회의 속에 놓인다. 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좌절한 뒤에야 눈을 뜰 외경심”으로 삶을 향해 있기에 우리는 이 섬세한 고독의 결을 흔쾌히 따라갈 수 있다. “막막한 슬픔을 감정이 아니라 생각으로 바꾸는 눈빛”으로 팽팽하게 빛나는 전경린의 인물들이 독자들에게 영원히 사랑받기를 바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2년 7월 29일자 '책&생각' - 서울신문 2022년 7월 29일자 '책꽂이' - 한국일보 2022년 7월 29일자 '새책' - 조선일보 2022년 7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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