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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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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연수가 짧지 않은 침묵을 깨고, <사월의 미, 칠월의 솔>(2013) 이후 9년 만에 여섯번째 소설집을 펴낸다. 그전까지 2~4년 간격으로 꾸준히 소설집을 펴내며 ‘다작 작가’로 알려져온 그에게 지난 9년은 “바뀌어야 한다는 내적인 욕구”가 강하게 작동하는 동시에 “외적으로도 바뀔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진”(특별 소책자 <어텐션 북> 수록 인터뷰에서) 시간이었다.
안팎으로 변화를 추동하는 일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연수는 소설 외의 다른 글쓰기에 몰두하며 그 시간을 신중하게 지나왔다. 변화에 대한 내적인 욕구와 외적인 요구는 작가를 어떤 자리로 옮겨오게 했을까.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작가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김연수의 변화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김연수는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으로만 여겨지는 시간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즉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설득해낸다. 특별한 점은 그 가능성이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007 : 고독에도 명암이 있다면 그건 허공을 관통하는 한줄기 빛일 것이다. 무게가 없고 부피가 채워지지 않으며 소리도 없지만 현실을 “영원히 흔들리고 출렁”이게 할 하나의 실선. 이 소설집에서는 그런 고독이 두려움으로, 기억의 일렁임으로, 더 나아가 용기와 사랑의 힘으로 변화한다.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빛을 선택하기로” 한 사람들이 어린 사슴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걷고 있다. 누구나 김연수의 ‘얼굴’을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말 그럴까. 최근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공동체적 불행과 패배에 대해, 김연수는 그만의 깊숙한 언더라인들을 새롭게 긋고 있다. 이야기하기 위해 오늘의 수난을 견디는 최후의 바르바라처럼, 우리의 슬픔을 영원히 기억할 단 한 사람의 연인처럼. : 유한한 육체의 시간 속에서 비관할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김연수는 무한한 정신의 시간 속에서 낙관할 수 있는 “깊은 시간의 눈”에 대해 말한다. 깊은 시간의 눈 속에는 나에게 들어온 타인이 있고 나를 품은 타인이 있다. 나와 타인이 섞이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인생의 행과 불행에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는 시간이다. 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2년 10월 7일자 '책&생각' - 문화일보 2022년 10월 7일자 - 한국일보 2022년 10월 7일자 '새책' - 동아일보 2022년 10월 8일자 '책의 향기' - 경향신문 2022년 10월 7일자 '책과 삶' - 국민일보 2022년 10월 13일자 '책과 길' - 조선일보 2022년 10월 15일자 - 중앙SUNDAY 2022년 10월 15일자 - 세계일보 2022년 1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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