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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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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동시집 76권. 「주전자」로 제1회 동시마중 작품상을 받은 방주현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급식으로 짜장면이 나왔을 때처럼 신나고, 뽀얗게 씻긴 비누를 볼 때처럼 기분 좋고, 맑게 갠 날 걷고 싶은 마음처럼 산뜻한 동시들이 담겼다. 웃음을 주면서 힘도 주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왔다>는 그걸 해낸다.
<내가 왔다> 속 동시들은 “익숙한 것 같은데 낯설고, 흔한 것 같은데 드물고, 오래된 것 같은데 새롭다.”(이안) 평범한 일상 속 한 장면을 소재로 끌어오면서도, 그 장면에서 주목받지 못할 법한 것에 눈길을 두기 때문이다. 짜장면을 먹은 아이의 콧잔등에 생긴 “짜장 점 일곱 개”(「짜장요일」), 세수를 하고 난 아이가 “씻겨 준” 비누(「세수」) 같은 것들. 도끼로 나무를 패는 장면에서도, 시인은 도끼도 나무도 아닌 ‘모탕’(나무를 팰 때 밑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의 목소리를 끄집어내어 들려준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매일을 보내는 방주현 시인의 눈은 작고 작은 것,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 자세히 살피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배경처럼 숨어 있던 존재들이 <내가 왔다>에서는 모두 주인공이다. 제1부 혼자 갈 수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문화일보 2020년 3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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