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동시집 71권. 등단 46년차 시인 이상교의 새 동시집. 이상교 시인은 동시집과 시집, 그림책, 동화, 손수 그림을 그린 산문집 등 분야를 넘나들며 지금까지 200권이 훌쩍 넘는 책을 펴냈다. 그런 그가 스스로를 일컬을 때 한결같이 쓰는 말은 ‘키다리 시인’이다. 처음 글을 쓰게 한 것이 동시였고, 가장 아끼는 것 또한 동시이므로 시인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 지난해에는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서도 기어코 새 동시를 써 냈다. 다시 깨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대수술을 받은 직후에도 동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 동시집 <찰방찰방 밤을 건너>는 그렇게 이 세상에 나왔다. ‘시인의 말’에서 말하듯 “고요하다가 아프다가 눈물 나다가 철들다가” 쓴 동시들이 차곡차곡 담겼다. 어떤 작품은 차분한 밤의 빛깔을 띤 채 담담하게 말을 건네고, 어떤 작품은 어둠을 지나고 마주하는 아침처럼 말갛고 환하다. 지난 동시집들과 다른 지점이다.
제1부 깊은 밤 두 귀만 동동
초침 / 봄밤 / 봄 / 꼬깃꼬깃 / 대추나무 / 물고기 씨앗 / 여우비 / 맹꽁이 /
잠귀 / 아파트 고양이 / 뻐꾸기 / 귀 접힌 토끼 / 벽
제2부 해마가 되었던 날
나! / 마우스 / 바람 부는 날 / 덜룩이 / 낙엽 / 직박구리 / 해마가 되었던 날 /
눈 온 날 / 억새 / 불 쬐기 / 송사리 꿈 / 나무 / 가을 시작
제3부 아무도 모르게 공룡 한 마리
멸치 다듬기 / 증조할머니 / 바다 / 할아버지의 공룡 / 전생에 /
부스럼 / 귀 / 묵 / 만남 / 강아지풀 / 죽 / 겨울 강 / 봄눈
제4부 다 예쁘다!
저물녘 / 모종삽 / 꽃집 강아지 / 어울린다 / 함석지붕 / 토끼 귀 /
화장지 / 엘리베이터에서 / 다 예쁘다! / 부르지 마 / 답답해 죽겠다 /
강아지 꼬리 / 게거품 / 여름 한낮
해설_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