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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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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국어로 출간되어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책 <점>은 텅 빈 도화지 앞에서 망설이던 베티를 주인공으로, 진짜 예술가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하였다. 틀에 갇히지 않는 삶의 즐거움을 담아 낸 <느끼는 대로>,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안내하는 <미술관의 초대> 등 '표현'을 주제로 아이들과 소통하기는 화가 피터 레이놀즈의 특기이다.
그런 피터 레이놀즈가 이번에 주목하는 주제는 바로 '행복'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무한히 행복한 아이다. 아이의 음악처럼 흐르는 자유분방한 몸짓과 의연하고 솔직한 태도는 우리가 잊고 있던 행복이란 감정의 순수함과 커다란 희열을 일깨운다. 맨 처음 장면에서 아이는 선언한다. "난 행복한 아이!" 어른들로부터 똑바로 앉아, 조용히 해라, 앞을 봐야지, 하는 말을 주로 듣긴 하지만 아이는 어쩔 수 없다고 고백한다. 상상이라는 것이 언제나 불쑥 찾아오기에, 그 모든 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고 말이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가지각색 상상이 바로 아이가 말하는 행복의 비결이다. 상상은 때로 둠칫둠칫 음악 소리로 아이를 춤추게 하고, 하늘 높이 올라가게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도 한다. 상상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은 어지러운 방 안, 청소는 금물이다.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이 반짝이는 불꽃놀이처럼 찾아오는 상상. :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미뤄 놓는다. 하지만 오늘 행복하지 않은 아이가 내일 행복할 수 있을까? 피터 레이놀즈는 말한다.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행복한 아이가 되는 방법은 엄청 많다고! 아이는 누구나 상상에 빠지고 자기 안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존재들이다. : 어린 시절 자신이 ADHD를 앓았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스스로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 왔다. 책 속의 아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한없이 유영할 뿐이다. 덮고 나면 조금 더 행복해지는 책이다. : 피터 레이놀즈의 『너에게만 알려 줄게』는 행복을 만드는 온갖 장치가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음악 같은 그림으로 보여 주는 책이다. 가능하다면 곁에 두고 자주 꺼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둡고 네모난 상자 속에 꽉 갇힌 기분이 들 때, 피터 레이놀즈의 행복 처방이 슬며시 당신을 제자리로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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