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문고 42권. 편식을 해도 뭐라 하지 않는 추천 맛집, ‘맛있는 책 요리점’. 책은 늘 끼고 살지만 한 줄도 읽지 않는 안읽어 씨 가족이, 심지어 글자를 모르는 왈왈 씨까지 맛있는 책 요리점을 만나 책맛에 푹 빠져든다. 이 모든 걸 작가는 차림표(차례)에 딱 맞게 이야기를 차려놓고 즐기게 한다.
‘깜빡 속을 맛’에선 산만해 여사가 특유의 산만함으로 책을 가방으로 착각해 사건이 벌어지고, ‘머리가 띵해지는 맛’에선 책을 안 보는 안봄이 인터넷에 올라온 독후감을 베껴 써서 아이들의 머리를 띵하게 만들고, ‘화나는 맛’에선 거만한 책 요리점을 방문해 화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봄의 독후감이나 안읽어 씨의 허세, 산만해 여사의 겉치레, 왈왈 씨를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우리를 비춰 볼 수도 있다. 개성만점 인물, 흥미진진한 사건으로 맛을 더하고, 풍자와 반어적 화법으로 우리를 곱씹고, 양념으로 뿌려진 유머가 식욕을 돋우는 책이다.
평범한 맛
어처구니없는 맛
깜빡 속을 맛
머리가 띵해지는 맛
엉뚱한 맛
새로운 맛
특별한 맛
이상한 맛
화나는 맛
헷갈리는 맛
끔찍한 맛
놀라운 맛
건강한 맛
꿈 꾸는 맛
처음 먹는 맛
절로 웃음이 나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