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용목.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후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등 세 권의 시집을 펴낸 그가 등단 16년 만에 첫 산문집을 펴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성을 넘어 인간 본연의 목소리를 특유의 감성에 빗대 너무 과하지도 너무 모자라지도 않게 아슬아슬, 때로는 바람에 기대 때로는 나무에 기대 때로는 골목에 기대 읊조리듯 우리들에게 흘리는 일로 우리들의 두 귀를 쫑긋 세우게 했던 그가 세상에 흘려보내는 제 깊은 속내의 물줄기라고나 할까. 아름답고 찬란한 빛의 찰나를 얘기하는 책이 아니라 그 빛의 밝음이 꺼지고 그 환함의 전등이 완벽하게 소등된 이후의 깜깜함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는 책이다.
신용목 (지은이)의 말
순간순간 메모해두었던 것을 정리했고 애초에 길게 쓰여진 것도 두엇 있다. 몇몇은 시로 고쳐지기도 했다. 사진 역시 우연히 나에게 온 것들이다. 대개는 여기저기 오가며 찍었고 일부는 안부 인사에 딸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