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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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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있는 우리 문단의 새롭고도 뜨거운 피, 정용준의 두번째 소설집.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린 이번 책은 2011년에 펴낸 소설집 <가나>와 2014년에 펴낸 장편소설 <바벨>에 이어 그가 세번째로 선보이는 소설로, 데뷔 이후 한 칸 한 칸 제가 들 수 있는 무게의 벽돌로만 차근차근 쌓아올린 그의 소설적 미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현저한 현장이라 하겠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6년, '젊은작가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며 엇비슷한 연차의 작가군 속에서 발군의 개성을 자랑했던 그는 또래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로 주목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의 소설적 재미는 읽어나가는 데 있어 보다 선명한 서사로 그 줄거리를 머릿속에 구현해놓는다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그는 소설이라는 장르만의 고유의 미덕이다 할 이야기, 그 소설적 뼈대의 얼개를 얽히고설켜 단단히 조이는 데 탁월한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할 줄 안다는 얘기다. 삶, 그 인생이라는 순간순간의 속속곳을 때론 적나라하게 풀어헤쳐 보이고 때론 겹겹으로 싸매어 안 보이게 할 줄 아는 탁월한 판단력과 유연성으로 스토리와 인물들을 이끌어갈 줄 아는 정용준의 이번 소설들은 자잘한 잽을 쉴 새 없이 쳐대다가 부지불식간에 저도 모르게 어깨에서 힘을 뺀 한 방으로 상대를 때려눕힐 줄 아는 큰 주먹의 저력 또한 지니고 있음을 곳곳에서 증명해내고 있다. 474번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5년 9월 11일자 '문학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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