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3권. 어디선가 태어난 물 한 방울이 작은 물줄기를 만나 샘을 이루고, 샘물이 넘쳐 만들어진 도랑은 가재를 키우고 논과 밭을 적시고 흐르다가, 골짜기에서 흘러온 물길과 만나 몸을 키워 강이 된다. 그렇게 몸을 키운 섬진강은 진안, 임실, 강진 등을 거쳐 구림천과 만나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앞부터 활등같이 굽은 산굽이를 감아돌며 물을 키운다.
이어서 순창도 들르고, 강천산에서 흘러나온 옥천도 만나고, 전남 곡성을 향해 치달리다가, 남원 금지 들과 곡성 들을 가로지르며 남원을 뚫고나온 요천강을 와락 껴안으며 굽이를 힘껏 튼다. 이런 섬진강의 발원지와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섬진강 남도 오백 리>는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전집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작가가 강을 따라 함께 걸으며 그러모은 풍경은 파노라마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천담에서 적성까지 흐르는 섬진강 물길, 강가 10리를 따라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꽃길, 인근 여덟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농사를 짓는 내집평 들, 장마로 물이 불어나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징검다리 이야기가 길고 아름답게 묘사된다.
특히, 작가가 글로 되살려낸 섬진강 마을 사람들의 삶은 강물을 닮아 있다. 작가는 강에 몸을 적시고 강물 소리를 듣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 문화는 소박하고 조촐하며 순박하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자연과 같은 삶을 그는 여전히 그리워하고 꿈꾼다.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작가만은 아닐 것이다.
문학동네
최근작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 총 4,272종
대표분야 :일본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450,157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위 (브랜드 지수 4,251,480점), 에세이 1위 (브랜드 지수 2,153,029점)
섬진강 시인이 완성한 가장 뜨겁고 인간적인 섬진강 지리지
“가도 가도 진달래꽃이 이어지는 길,
섬진강 남도 오백 리는 그래서 서러운 길인지 모른다.
삶도 사랑도 꽃도 너무 아름다우면 서럽다.”
사람들과 몸을 섞으며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
그리고 김용택 시인이 그 섬진강을 따라 함께 걸으며
그러모은 그림 같은 풍경들
어디선가 태어난 물 한 방울이 작은 물줄기를 만나 샘을 이루고, 샘물이 넘쳐 만들어진 도랑은 가재를 키우고 논과 밭을 적시고 흐르다가, 골짜기에서 흘러온 물길과 만나 몸을 키워 강이 된다. 그렇게 몸을 키운 섬진강은 진안, 임실, 강진 등을 거쳐 구림천과 만나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앞부터 활등같이 굽은 산굽이를 감아돌며 물을 키운다. 이어서 순창도 들르고, 강천산에서 흘러나온 옥천도 만나고, 전남 곡성을 향해 치달리다가, 남원 금지 들과 곡성 들을 가로지르며 남원을 뚫고나온 요천강을 와락 껴안으며 굽이를 힘껏 튼다. 이런 섬진강의 발원지와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섬진강 남도 오백 리』는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시리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작가가 강을 따라 함께 걸으며 그러모은 풍경은 파노라마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천담에서 적성까지 흐르는 섬진강 물길, 강가 10리를 따라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꽃길, 인근 여덟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농사를 짓는 내집평 들, 장마로 물이 불어나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징검다리 이야기가 길고 아름답게 묘사된다.
특히, 작가가 글로 되살려낸 섬진강 마을 사람들의 삶은 강물을 닮아 있다. 작가는 강에 몸을 적시고 강물 소리를 듣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문화는 소박하고 조촐하며 순박하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자연과 같은 삶을 그는 여전히 그리워하고 꿈꾼다.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작가만은 아닐 것이다.
아름답고 예쁘고 때 묻지 않고 수줍은 누이 같은 섬진강. 잘난 것도 아니요, 빼어난 경치가 있는 것도 아니요, 유명한 사찰이나 인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시사철 사람들이 강과 산과 어울려 오래오래 사는 곳, 그곳에 가면 자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깊은 밤 강물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리가 애써 힘들여 간직한 것들이 얼마나 하찮은지, 우리가 아등바등 사는 날들이 그 얼마나 부질없는지, 삶이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음이 가난한 자만이 이 세상 강물을 자기 마음 안으로 흐르게 할 줄 안다. 그럴 수 있을 때까지 강물을 마음으로 끌어들이며 밤잠을 설칠 일이다. _본문에서
섬진강 시인 김용택 문학의 시원始原이자 절정!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의 시절,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 그 아름다운 공동체의 복원!
김용택의 기념비적인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1948년부터 2012년까지
섬진강 마을의 역사와 사람살이를 복원하다!
마침내 한자리에 모인 여덟 빛깔의 ‘섬진강 이야기’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1982년 「섬진강 1」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래 지난 30년 동안 시로, 산문으로, 동화로 끊임없이 섬진강 이야기를 써왔던 김용택.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이 따라붙는다. 그만큼 ‘김용택 문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섬진강’이다. 섬진강은 김용택 문학의 시작과 끝을 잇는 가장 중요한 줄기이자 역사이며 심장이다. 그를 ‘섬진강 시인’으로 만들어준 것은 섬진강과 그 곁의 자연, 그리고 사람들이었다.
2012년 11월 등단 30주년을 맞았던 그가 오늘날의 자신을 있게 해준 섬진강에 빚 갚음이라도 하듯, 지난해 꼬박 열중한 작업이 있다. 등단한 이래 30년 동안 써왔던 섬진강에 대한 산문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여 완성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는 같이 먹고 일하고 놀았던 한 강마을의 역사와 보통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장대한 다큐이자 글로 쓴 풍경화라 할 수 있다.
신작산문집 『내가 살던 집터에서』와 『살구꽃이 피는 마을』 두 권을 포함해, 기존 여러 책과 매체를 통해 발표했던 섬진강에 관한 글들을 새로 묶어 펴낸 여섯 권의 산문집, 이렇게 전8권으로 구성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는,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섬진강 자락의 진메 마을과 진메 사람들 이야기, 강마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품은 숱한 고민과 반성, 수십 년을 하루같이 만나온 아이들 이야기까지를 빼곡히 담고 있다.
그는 고향 진메 마을의 산과 강, 나무와 샘, 징검다리까지 그 무엇도 빼놓지 않고 ‘복원의 밑그림’을 성실하게, 빽빽하게, 아름답게, 때로는 서럽게 그려왔다. 그는 섬진강이, 진메 마을이, 강변의 작은 분교가 설령 사라진다 해도 훗날 어느 화가가 자신의 글을 보고 고스란히 있는 그대로 그려주기를 바라는 듯한 마음으로, 마을회관 앞에 나뒹구는 작은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 빠뜨리지 않고 소중하게 기록해왔다. 사라져가는 것들, 철 지나고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인간 삶 본연의 가치를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고된 글쓰기를 계속해온 것이다. 고통과 슬픔 없이 쓸 수 있는 글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작가는 자신만의 행복한 외길을 걸어왔으며,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에서 그 기나긴 징검다리에 놓인 사람과 사연 들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나는 무너져가는 한 작은 마을의 시인이었다.
이제 나는 그 마을 밖으로 유배되었다.
지금 내가 속한 곳은 임시정부다.
그러나 나는 그 아름다운 정부를 잊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 세상을 대신해 사라진 것들을 살뜰히 챙겨 저장해온 가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용택은 난폭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기억과 가치들을 열심히, 성실하게 건져내 반들반들 윤이 나게 닦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것은 책임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의 글에는 세상을 향한 애정과 애착, 연민과 분노가 넘실거린다. 진정성이 담보된 작가의 글 안에선 그 옛날의 섬진강이, 또 한평생 가난과 풍파에 삶을 맡겨온 사람들이 잠시 아픔을 잊고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스스로 복된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 크고 작은 산 아래 작은 마을들은 그를 늘 사람에게 가까이 가도록 이끌었고, 그곳에서 작가는 나무와 풀과 곡식과 밤하늘의 달과 별들, 평생을 같이할 아이들을 만났다. 작가는 그런 자연이, 그런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행운을 알아보는 눈은 행운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러고 보면 김용택이 섬진강을 만난 것은 분명 행운이지만, 섬진강이 김용택 작가를 만난 것 또한 행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