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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삼십 년차, 길지 않은 시간, 인간의 편에 서서 그들의 고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작가 정찬이 2004년 <빌라도의 예수> 이후 8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유랑자>는 환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며, 영원을 견디지 못하는 형상에 대한 이야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며, 결국 그래도 견뎌내야 할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어머니의 죽음을 지키러 예루살렘에서 서울로 가게 된다. 내겐 어머니가 두 명이다. '나'를 낳은 한국인 어머니와 네 살 때 헤어졌다.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된 어머니는 나에게 추억을 남기지 않았다. 덤덤히 짐을 챙기던 중 이브라힘의 이야기가 담긴 녹음기를 발견한다. 자신은 죽지 않는 존재라던, 하지만 이라크전쟁 속에서 죽어가던 아랍인 청년 이브라힘. 그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전생에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심지어 그를 창으로 찔러 죽인 사람이 바로 '나'였다고.

주인공은 환생을 믿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전생에서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남으로써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현생의 시간'과 '전생의 시간'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은 '삶의 유랑'에 대한 입체적 이야기이다. 이 입체적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은 죽음이다.

유랑자 7

작가의 말 342

: 모두가 유랑하는 자들이다. 0년대의 세계, 메시아라 불린 자의 유랑이 있고, 1000년대의 세계, 그의 흔적을 좇는 사제와 역사가의 유랑이 있으며, 2000년대의 세계, 제 목숨의 뿌리를 더듬는 한 혼혈아의 유랑이 있다. ‘환생’이라는 장치로 이 셋을 연결한 것이 이 소설 득의의 발상이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시공을 초월하는 근본물음이라는 뜻이리라.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유랑의 서사에 내장돼 있는 실천적 의의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무속신앙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각 종교가 내놓은 가치 있는 지혜들을 하나의 근본물음 속으로 끌어안으면서 인류가 2천년 동안 저지른 최악의 종교 전쟁들에 통렬한 항의를 제기할 때, 이 소설의 비교종교학은 국제정치학이 된다. 이런 일을 이만한 규모와 심도로 해낼 수 있게 되기까지 이 작가에게는 또 얼마나 많은 지적 유랑이 필요했을까. 삶의 의미를 어떻게든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이 무서운 의지 앞에서 나는 소설이 여전히 사유의 가장 뜨거운 형식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안도한다.
: 우리는 필연적으로 여러 생을 사는 존재들이다. 현생 속에 전생(前生)의 나와 더 먼 생애의 내가 동시하고, 한 존재는 수많은 생애와 우주적 형상이 얽힌 운명이고, 그런 채로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회귀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본래 우리는 그런 존재이지만, 그런 줄도 모르던 것을 돌연 깨닫게 하는 게 사랑이다. 우리는 누구든, 언젠가 사랑에 빠지는데, 그 순간 생은 중첩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생과 사랑하는 사람의 생을 함께 겪기 마련이니까. 그것이 이 생에서 우리가 기억 못 할 전생을 겪는 방식이다. 세계의 틈에 놓인 존재를 사려하는 목소리로 작가는 기나긴 전생(全生)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끝없이 회귀하는 유랑의 일부인 동시에 전부인 이 생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진심 어린 기도를 하고, 머뭇거리지 않고 누군가를 향해 걸어가는 것이라고.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2년 03월 17일 '책꽂이'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12년 03월 17일자
 - 동아일보 2012년 03월 17일 '문학예술'
 - 한겨레 신문 2012년 03월 26일 새 책

수상 :2017년 오영수문학상, 2015년 요산김정한문학상, 1995년 동인문학상
최근작 :<발 없는 새>,<슬픔의 힘을 믿는다>,<골짜기에 잠든 자> … 총 43종 (모두보기)
소개 :1983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중편소설 「말의 탑」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기억의 강』 『완전한 영혼』 『아늑한 길』 『베니스에서 죽다』 『희고 둥근 달』 『두 생애』 『정결한 집』 『새의 시선』, 장편소설 『세상의 저녁』 『황금 사다리』 『로뎀나무 아래서』 『그림자 영혼』 『빌라도의 예수』 『광야』 『유랑자』 『길, 저쪽』 『골짜기에 잠든 자』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올해의예술상, 요산김정한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정찬 (지은이)의 말
『유랑자』는 환생을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 저는 환생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저에게는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환생입니다. 『유랑자』의 주인공도 환생을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전생에서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남으로써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유랑자』는 ‘현생의 시간’과 ‘전생의 시간’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유랑자』는 ‘삶의 유랑’에 대한 입체적 이야기입니다. 이 입체적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죽음에 대해 질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유랑자』는 저의 작품집 『희고 둥근 달』에 수록된 단편 「낙타의 길」에서 발아한 작품입니다. 새롭게 발아한 작품이 새로운 독자와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유랑자』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유랑자’가 되어 삶의 새로운 풍경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문학동네   
최근작 :<[북토크] 조해진 <빛과 멜로디> 북토크>,<문학동네 120호 - 2024.가을>,<나는 꿈을 코딩합니다>등 총 4,323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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