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작가의 첫 장편소설. 1996년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던 작품으로,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로 비유하여 조망하고 있다. 작가는 이 독특한 소설공간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욕망의 세계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적 가볍고 쉬운 문체로 진지하게 묻고 있다.
장원두는 어린 시절의 영웅, 마사오의 부고를 받고 오랜만에 고향 지역으로 향한다. 그는 이제는 장성한 어린 시절의 친구들, 왕년의 주먹이었던 노인들의 얼굴에서 옛 추억을 읽는다. 그런데 추억이 추억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의 패권을 두고 마사오의 뒤를 잇기 위해 지역 밖의 조직과 지역 출신 주먹들이 갈등중인 것을 알게 된다.
마사오를 배웅하기 위해 지역에 왔던 원두는 뜻밖에 일촉즉발의 상황에 휘말리고 만다. 무엇보다 원두와 한날한시에 태어난 재천이 그 가운데에 있는데, 재천은 소문을 만들고 키워서 지금의 자리에 오른 남자다. 원두의 첫사랑이자 지금은 재천의 부인인 세희와의 대면 역시 긴장감을 더하는 와중에, 지역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대도시의 조직 폭력배들이 도착하고, 왕년의 주먹들과 마사오의 후계자들이 모두 그에 맞서기로 하는데…
왕을 찾아서_9
작가의 말_387
개정판 작가의 말_389
성석제 (지은이)의 말
15년 전,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다니던 길의 풍경이 떠오른다. 그 길의 빛깔은 지금보다 훨씬 선명했다. 그대로 남아 있는 길은 얼마나 될까.
세상의 겉모습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 풍속과 언어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이 그동안 흘러간 광음이 남기고 간 유일한 위안이며 이 소설을 다시 세상에 펴내놓는 가장 큰 이유이다.
2010년 장미의 달, 모락산 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