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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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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의 장편소설. 2007년 <혀> 이후 3년 만에 만나는 작가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이다. 복어. Blowfish. 복어를 떠올리면 저절로 따라붙는 것이 독이다. 그렇게 '복어'는 단 두 글자로 치명적인 죽음에 바로 가닿게 하는 말이다. 소설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사랑의 이야기이며 예술의 이야기이다.
총 4부의 구성으로 그 안에 67개의 세부적인 이야기들이 제각각 번호가 매겨진 채, 소제목을 머릿돌로 올리고서 전개되고 있다. 홀수의 번호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고 짝수의 번호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서로 아는 두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 고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한 여자가 있다. 조각가인 그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도쿄로 거처를 옮겨왔다. 그러나 죽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녀, 죽음과 씨름하는 그녀다. 한 남자가 있다. 건축가인 그는 우연한 모임에서 한 여자를 눈에 담게 된다. 여자의 얼굴에서 자살한 형의 잔상을 발견한 남자는 끊임없이 죽음의 충동에 시달리는 삶을 견디고 있는 그 여자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이들 사이에 '유품 정리인'이란 특이한 직업의 소유자가 존재한다. 죽음을 치른 이들의 살았던 흔적들을 처리해주는 사람. 여자가 안도해하며 죽음을 결심하게 된 데는 바로 이 유품 정리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남자가 죽음을 단행한 여자를 살릴 수 있게 된 데는 그 또한 유품 정리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소설은 각자의 삶 속으로 깊이 침식했다가 서로의 삶 속으로 넓게 교차하며 빚어지는 다양한 컬러의 무늬로 빛을 발한다. : 복어는 먹지 않는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10년 10월 2일자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0년 10월 1일자 - 동아일보 2010년 10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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