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를 펴낸 조해진의 장편소설. 가슴속에 폐허를 간직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사람들로부터, 관계로부터, 그리고 이 도시로부터 소외당한 이들의 아픈 뒷모습을 조용하고도 격렬하게 그려 보인다.
준수한 외모에, 건실한 인테리어업체를 경영하는 능력 있는 독거남 경수. 그에게는 애인도 있다. 아름다운 패션모델, 준. 경수도 한때는 여자를 사랑했다. 차유경, 아직 그에게 상처로 남아 있는 그 이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시절, 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강의실 의자에 앉아 있던 그녀.
유경의 기억을 떨치지 못하는 경수와, 그런 그 때문에 흔들리는 준,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선 비서 수현. 결국 경수와 준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마침내 경수는 '그날'의 사건이 벌어졌던 현장을 향해 차를 몰아간다. 과연 그들은 '한없이 멋진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퀴어들의 아침 7
마음의 사치 17
4월의 검은 비 27
삶을 리모델링해드립니다 41
악몽, 4월의 밤 66
토요일의 인공낙원 72
일상의 위대함 98
익숙한 충동 104
질문 123
어쩌면, 그러나, 사실은 136
거짓말 147
침묵의 방식 161
토요일 172
외면 174
맨얼굴 181
위로 193
들어가다 207
작가의 말 222
조해진 (지은이)의 말
이 소설의 인물들을 만난 건, 그렇게 스스로 정한 삶의 가치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했던 때였다. 꿈과 현실, 기억과 망각, 삶과 죽음 사이에서 확신 없이 떠도는 그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좀더 방황했을지 모른다. 내 고민은 너무 쉽게 소비됐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만나고 느끼고 함께 호흡하면서 한 시절을 뜻깊게 봉합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혐오하는 마음과 연민하는 마음이 모두 소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