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성석제가 <소풍>과 <유쾌한 발견>이후에 펴낸 신작 산문집. 사람과 삶, 그리고 세상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작가가 이번에는 농담하는 카메라가 되었다. 책은 그 별난 카메라가 포착해낸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화보집이다. 특유의 입담과 필담에 사진까지 덧붙여 소설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했던 농담을 원없이 풀어낸다.
1부 ‘나는 카메라다’는 오랜 세월 이어져온 그의 탐닉의 연대기다. 손목시계, 지리산, 책, 파이(π)에 이르기까지 그가 집요하게 쫓아다닌 볼거리와 먹을거리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에 기상천외한 성석제표 바둑관전기, 그리고 그의 별난 막국수 철학을 덧붙였다. 2부 ‘길 위의 문장’은 작가가 길 위에서 보고 겪은 유쾌한 에피소드들로 엮여 있다.
제주도, 아바이 마을, 북한, 중국 사이싱 등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폭소를 터뜨리는 글이 함께 실려 있다. 특히 그의 여행기는 지독한 활자중독증의 여정과도 같다. 보통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간판, 표지판, 안내문 등을 통해 작가는 그 문장의 작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성정과 활동반경까지 추리해낸다.
3부 ‘마음의 비경’은 우리 주변의 고집불통에 엉뚱한 이웃들의 생활백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성석제의 이웃들. 그들은 야산과 약수터에서 가쁜 숨을 내뱉으며 연약한 나무에 배치기 운동을 하고 라디오를 어깨에 맨 채 뽕짝을 울리며 늠름하게 산행하는 사나이 등이다. 우리네 이웃들의 역동적인 일상생활이 작가의 포커스에 들어와 웃지 못할 비경(秘境)으로 클로즈업된다.
작가의 말
제1부 나는 카메라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초침| 개성을 먹는다| 생맥주의 추억| 우리집 도마는 어디로 갔나| 큰 바둑으로의 길| 봄의 교향악| 불개| 어느 날 자전거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천국으로 가는 버스| 선물| 책도둑의 변명| 파이는 파이다| 긴장,웃음,재미 그리고 약간의 가려움| 반짝반짝 빛나는 슬픔에 관하여| 햅쌀밥을 먹는 저녁| 학교| 그 음악을 제발 부탁해요,DJ| 헬리콥터와 박정희 그리고 나의 18년
제2부 길 위의 문장
과일의 황제| 신비로운 표지판의 세계| 파리 이야기| 남방에서 만난 북방의 아리따운 자매들| 손을 흔드는 사람들| 한 도시의 기풍| 고개를 넘고 난관을 거쳐| 비 온 뒤| '판도라의 상자'라면| 행복 자장면| 거기서는 아무나| 가기도 잘도 간다 우리 비행기| 백년지대계| 안전벨트의 역할| 세 종교의 세 풍경| 집은 주인을 담고 주인은 나무를 닮는다| 아바이 마을의 배| 단골이라는 도취| 나는 야산에 간다| 내가 살던 세상을 다녀오다
제3부 마음의 비경
왜 사람에게는 귀꺼풀이 없을까 | 개들의 소리가 말하는 것| 타고난 것을 어쩌라고? | 라디오 소리는 산골짝마다 울려 나오고 | 운동은 운동장에서 목욕은 목욕탕에서| 자전거를 둘러싼 관점| 입장과 양식| 우리의 통찰력을 풍부하게 하는 것들| 쓴맛 매운맛 | 좋은 음식점에 없는 것들 | 총과 카메라 | 껌뻑껌뻑하는 차 깜빡깜빡하는 일 | 경적의 예의| 고의와 과실 | 풀과 벌레 | 살아 있는 것의 충고| 집학을 위한 변명 | 위대한 배려| 세상이 좋아진다는 것| 비주얼의 폭력,간판의 숲| 인간적이라는 것 의미 | 길 끝에서 만나고 싶은 것들| 비경의 사유화
2019년 조정래문학상, 2015년 채만식문학상, 2015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4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2년 무영문학상, 2005년 오영수문학상, 2004년 현대문학상, 2002년 동인문학상, 2001년 이효석문학상, 2000년 동서문학상, 1997년 한국일보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