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이 제2차 세계대적 직후에 발표한 소설. 전쟁으로 지쳐버린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작가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쓴 작품이다. 작가의 고향 마을을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순수한 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그렸다.
소설은 통조림공장 골목인 캐너리 로에 모여 사는 등장인물과 배경에 대한 묘사로부터 시작된다. 인텔리 계층이자 생물학 연구소를 운영하는 닥, 매춘업소 베어 플래그를 숙녀들의 교양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도라, 인색한 중국인 장사꾼처럼 보이지만 외상을 보장해주는 식료품점 주인 리청, 그리고 끊임없이 사고를 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맥 패거리.
사고뭉치 맥 패거리는 닥을 위해 좋은 일을 계획한다. 닥은 캐너리 로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에겐 돈이 없다. 그러다 어느 날 그들은 닥이 연구에 필요한 개구리를 한 마리당 오 센트에 사들인다는 정보를 듣게 된다. 그래서 닥에게 휘발유를, 리청에게서 낡은 차를 얻어 카멜 계곡으로 개구리 사냥을 떠난다.
양껏 개구리를 잡아 돌아온 맥 패거리. 그들은 그 개구리를 리청에게 돈 대신 주고 술과 음식, 장식 도구 등을 사들여 라호야로 생물 채집을 떠난 닥을 위한 파티를 준비한다. 그리고 맥 패거리와 마을 사람들은 닥이 돌아오기로 한 날 밤 그의 연구소에서 파티를 시작한다. 하지만 파티를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연구소는 거의 박살이 나고 만다. 게다가 개구리들은 상자의 찢어진 부분으로 기어 나와 거리로 열을 지어 나가버린다.
수상 :1962년 노벨문학상, 1940년 퓰리처상 최근작 :<러시아 저널> ,<분노의 포도> ,<분노의 포도 / 생쥐와 인간> … 총 514종 (모두보기) 소개 :세계 문학계에서 단연 선두에 위치한 위대한 소설가. 190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살리나스에서 태어난 스타인벡은 1919년 스탠퍼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형편으로 중퇴했다. 이후 뉴욕〈아메리칸〉지의 신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객관적 사실보도가 아닌 주관적 기사를 쓴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갖가지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었다. 그러나 이 경험들은 스타인벡이 작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되어, 훗날 그의 작품에 하나하나 모두 반영되었다. 첫 번째 소설인《황금배黃金盃》(1929)에 이어《하늘의 목장》(1932),《알지 못하는 신에게》(1933) 등을 발표했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35년《토르티야 마을》을 내면서 비로소 대중적인 작가가 되었고, 1936년 뒤이어 발표한 노동쟁의 문제를 다룬 소설《승산이 없는 싸움터에서》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들어섰다.
1937년 발표한 이주 노동자들의 우정을 그린《생쥐와 인간》이 희곡과 영화로 짝되어 미국 희곡 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그에게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명예와 인간과 사회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문학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주었다. 이어 1939년 미국의 잔혹한 현실을 사실주의적으로 그린《분노의 포도》가 발표되자마자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이듬해 그에게 퓰리처상(1940년 수상)이라는 어마어마한 명예를 안겨주었다.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 작가로 자리 잡고《달은 지다》(1942),《캐너리 로우》(1944),《변덕스러운 소설》(1947) 등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1952년 드디어《에덴의 동쪽》을 발표. 일리아 카잔 감독,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저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1962년 스타인벡에게 노벨문학상이라는 최고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최근작 :<교유서가 10주년 기념 작품집 세트 - 전2권> ,<판타스틱 북월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 총 355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굿바이, 콜럼버스』 『네메시스』 『죽어가는 짐승』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문학동네
최근작 :<에브리맨 (리커버)> ,<너무 시끄러운 고독 (리커버)> ,<아침 그리고 저녁 (리커버)> 등 총 4,326종
대표분야 :일본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468,078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위 (브랜드 지수 4,397,611점), 에세이 1위 (브랜드 지수 2,194,488점)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이 선사하는
사랑스런 인물들의 유쾌하고 훈훈한 휴먼 스토리!
스타인벡이 창조한 눈부시게 빛나는 등장인물들의
좌충우돌 우왕좌왕 한판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모든 것은 항상 어떤 식으로든 웃음, 특별한 종류의 웃음과 보잘것없는 행운에서 얻는 만족감으로 드러나는데, 오직 존 스타인벡만이 이를 글로 표현해낼 수 있다. 존 스타인벡은 즐거움뿐만 아니라 깊은 연민으로 그가 창조한 인물들을 바라본다._시카고 선데이 트리뷴
‘오직 존 스타인벡’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특별한 종류의 웃음’과 ‘만족감’을 가장 멋지게 구현한 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스타일의 소설 두 편이 출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발표된 『통조림공장 골목』과 1954년 발표된 그 후속작 『달콤한 목요일』로, 사회의식이 강렬한 작품과 온화한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대별되는 스타인벡의 작품세계에서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다.
전쟁으로 지쳐버린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작가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는 이 작품들은 가난하지만 순수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의 속물성과 물질문명에 물들지 않은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보여준다. 『통조림공장 골목』과 『달콤한 목요일』은 출간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마존 사이트에 독자 리뷰가 꾸준히 올라올 만큼 여전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널리 읽히는, 존 스타인벡의 다른 주요 작품들의 명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다.
사실적이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타인벡 소설!
캘리포니아 주 샐리너스에서 태어나 성장한 존 스타인벡은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향의 자연 환경과 소박한 서민들의 삶을 자기 문학의 원천으로 삼았다. 또한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농장 일꾼으로, 날품팔이로, 막노동꾼으로 일하며 직접 노동을 체험하고 그 과정에서 접한 하층민, 이주노동자, 농민 등 소외계층의 생활상과 낙천적 인간성을 계기로 노동자계급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바로 이 두 가지 요인이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갖다대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본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연민 어린 시선을 견지한 스타인벡의 뛰어난 작품세계를 형성했다고 할 수 있다.
1962년 스웨덴 한림원은 존 스타인벡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그 선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실적이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의 작품은 공감을 자아내는 유머와 날카로운 사회의식의 결합을 보여준다.
미국 현대문학의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스타인벡은 단연 독보적인 지위와 성과를 이룩한 작가이다. 그의 연민 어린 시선은 언제나 억압받는 이들, 사회 부적응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로 향해 있다. 그래서 그는 물질에 대한 탐욕스럽고 어두운 욕망과 순수하고 소박한 삶에서 얻는 작은 기쁨을 즐겨 대비시킨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게서 미국인의 기질뿐만 아니라 대자연, 황무지, 산과 계곡, 해안가 등 인류의 한가운데에 있는, 혹은 그 너머에 있는 스타인벡 작품에 무한한 영감을 준 그 모든 것에 대한 깊은 감동 또한 발견하게 된다.
스타인벡의 고향 마을을 배경으로 한 『통조림공장 골목』과 『달콤한 목요일』은 그의 주요작이 지닌 특성에서 약간 비껴 있는 듯하지만, 가난한 이들의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금주령, 경제공황, 제2차 세계대전 등 당시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작품에서 스타인벡은 생생하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와 마냥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만드는 스토리 속에 여전한 그의 문제의식들을 솜씨 좋게 녹여낸다. 이제 맘껏 웃을 준비를 하고 가슴 벅찬 감동에 대비하기만 하면 된다.
좌충우돌 우왕좌왕 사고뭉치, 지금 통조림공장 골목의 그들이 온다!
『통조림공장 골목』은 작품의 배경과 등장인물에 대한 서정적인 묘사로부터 시작된다.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의 캐너리 로(통조림공장 골목)는 시(詩)이고, 악취이고, 삐걱거리는 소음이고, 독특한 빛이고, 색조이고, 습관이고, 노스탤지어이고, 꿈이다. 캐너리 로는 모여 있는 동시에 흩어진 곳이고, 함석과 쇠와 녹과 쪼개진 나무이고, 잘게 부서진 보도와 잡초가 무성한 나대지와 고물 수집장이고, 골함석으로 지은 통조림공장이고, 초라한 극장이고, 식당과 매음굴이고, 북적이는 작은 식료품점이고, 연구소와 싸구려 여인숙이다. 그 주민은, 그 사람이 말한 적이 있듯이, “창녀, 뚜쟁이, 도박꾼, 개자식들”인데, 그 말은 곧 ‘모두’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다른 구멍을 통해 들여다보았다면 “성자와 천사와 순교자와 거룩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차피 뜻은 마찬가지이지만.(7~8쪽)
어찌 보면 “창녀, 뚜쟁이, 도박꾼, 개자식들”일 수도 있고, 또 어찌 보면 “성자와 천사와 순교자와 거룩한 사람들”일 수도 있는 통조림공장 골목 캐너리 로에 모여 사는 인물들의 면면은 이렇다. 이 거리에서 유일한 인텔리 계층인 생물학 연구소를 운영하는 ‘사람 좋은’ 닥. 매춘업소 베어 플래그를 숙녀들의 교양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도라. 인색한 중국인 장사꾼처럼 보이지만 외상에, 외상에, 외상까지 보장해주는 식료품점 주인 리청. 그리고 끊임없이 사고를 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맥 패거리.
리청에게서 반강제로 얻은 팰리스 플롭하우스에 사는 맥 패거리는 캐너리 로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도움을 주는 닥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에겐 돈이 없다. 그래서 닥이 연구에 필요한 개구리를 한 마리당 오 센트에 사들인다는 정보를 듣고 닥에게 휘발유를, 리청에게 낡은 차를 얻어 카멜 계곡으로 개구리 사냥을 떠난다. 양껏 개구리를 잡아 돌아온 맥 패거리는 닥이 라호야로 생물 채집을 떠난 사이에 그 개구리를 리청에게 돈 대신 주고 술과 음식, 장식 도구 등을 사들여 닥을 위한 파티를 준비한다. 새로운 형태의 통화 체계가 발명되어 유통되는 순간이다.
“솔직하게 말하지. 나하고 애들은 돈이 없고 배가 고파. 당신도 개구리 값이 일 달러에 스무 마리라는 거 알잖아? 그런데 지금 닥은 없고 우리는 배가 고프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 생각은 이래. 우리는 당신이 한 푼이라도 손해 보는 걸 원치 않으니 당신한테는 일 달러에 개구리를 스물다섯 마리씩 넘기겠어. 그럼 당신은 일 달러에 개구리 다섯 마리씩 이익을 보는 거야. 아무도 손해 볼 일 없지.”
(……) 아니나 다를까 거래는 활발해졌다. 에디가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더니 개구리 두 마리어치 불 더램을 사갔다. 잠시 뒤에 온 존스는 코카콜라 값이 개구리 한 마리에서 두 마리로 뛰었다고 격분했다. (……) 오래전부터 노란 비단 완장을 탐내던 헤이즐이 개구리 서른다섯 마리를 낼 생각이 없으면 다른 데 가보라는 말을 들은 뒤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었다.(162~163쪽)
닥이 돌아오기로 되어 있는 날 밤, 항상 문이 열려 있는 연구소에서 맥 패거리와 마을 사람들은 먼저 파티를 시작한다. 그러나 파티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연구소는 거의 박살이 나고 만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개구리들은 상자의 찢어진 부분으로 기어나와 열 지어 거리로 나간다.
다음 날 새벽 피곤한 몸으로 돌아온 닥은 떨어져나간 문짝, 깨진 창문, 바닥에 널브러진 책들, 부엌에 쌓인 설거지거리, 부서진 레코드와 축음기를 보고 망연자실해진다. 그때 맥이 비틀거리며 들어오고 닥은 너무 화가 나 맥에게 주먹을 날린다. 완전 실패로 돌아간 파티에 대한 죄책감에 맥 패거리는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동네 사람들의 비난도 만만치 않다. 맥 패거리는 이 울적한 상황을 과연 역전시킬 수 있을까.
우린 모두 왕처럼 행복해져야 한다!
『통조림공장 골목』은 이렇게 진행되는 전체 줄거리와 상관없는 짤막한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다.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캐너리 로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중국인 노인, 저능아에 가까워 보이는 프랭키, 홀먼 백화점 홍보 행사로 깃대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스케이터, 공터에 새로 자리 잡은 큼지막한 뒤쥐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전체 줄거리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주 느슨하게 연결되기도 하며, 앞으로 등장할 인물을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스타인벡은 이와 같은 구성을 통해 전체 줄거리 속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당시의 소소한 풍경이나 상황을 한 편의 독립된 이야기처럼 혹은 전체 줄거리와 연관된 에피소드처럼 제시하면서 소설 전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경제 대공황 이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의 삶이 가장 피폐해졌던 그 당시를 배경으로 이처럼 놀랍도록 유쾌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탄생시킨 작가 존 스타인벡. 그는 진정 세계적인 작가, 그야말로 문학의 대가이다. 웃음 지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삶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웃음을 되찾게 만드는 그 힘이 이 작품들에는 있다. 가진 것 없이도 행복했던 순수하고 따뜻한 날들에 대한 위안의 노스탤지어!
기실 고전이라는 말은 이런 작품에 쓸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엄청나게 변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실 변하는 것이 별로 없는, 어쩌면 그래서 가슴 아린지도 모르는 삶의 진수를 담아낸 작품, 당대의 삶을 오십 년 뒤에도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는 이런 작품에.(『통조림공장 골목』 옮기고 나서)
“우리는 모두 왕처럼 행복해져야만 해요”라는 맥의 마지막 말처럼 이 작품들을 읽고 나서 진정 행복해질 수 있기에 『통조림공장 골목』은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스타인벡은 인간이 가진 포부의 무익함과 존재의 무력감에 관한 씁쓸하고 우스꽝스러운 비평을 한데 뒤섞는다. 유쾌한 폭소와 타는 듯한 고통의 놀라운 결합._뉴욕 헤럴드 트리뷴
『통조림공장 골목』은 운 좋게도 우리가 읽게 될 진정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소설 가운데 하나다.
_시카고 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