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정신과 의사가 만든 기적에 대한 이야기. 지은이 이브 A.우드는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지난 20년간 2만8천여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들의 삶에 희망을 되찾아준 기적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직업에 불만을 갖고 있는 변호사, 부하직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CEO, 불안함 때문에 앉아있질 못하는 여교사, 진로를 잘못 택해 삶이 걷잡을 수 없이 헝클어진 대학원생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부터 10개가 넘는 인격체를 한 몸에 안고 고통 받는 다중인격장애 환자까지 고통의 종류는 다르지만 지은이는 이들을 모두 어루만져 되살려낸다.
지은이는 육체적 약물치료를 신봉하는 현대정신의학에 정면으로 맞서 정신치유에 영혼의 요소를 과감히 도입했다.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을 통합적으로 어루만지고 서로 상승시켜야 아픈 정신이 낫는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다. 저자는 이것을 세 의자 자리 모델이라고 부르고 있다. 의자가 다리 하나로 서 있을 수 없듯, 인간도 육체와 정신과 영혼이 함께 버텨줘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니라, 상대방을 인생의 동료로 생각하고 치유의 과정을 통해 환자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 자신의 정신적 삶도 한 단계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4년 출판되어 벤자민 프랭클린 상, 포워드 매거진 올해의 책 등 5개 출판상을 휩쓸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이다.
최근작 :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영국 선더랜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에게 물어라>, <창조적 루틴>, <우울증을 없애는 행복의 기술 50가지>, <희망; 기적을 만든 한 정신과 의사 이야기> <숲속의 악마> 등이 있다.
이브 A. 우드 (지은이)의 말
도움의 손길과 희망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제 환자들이 남긴 교훈은 아무리 큰 문제라도 어떻게든 해결하지 못할 문제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지 열린 마음과 창조성, 그리고 어떠한 난관이라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뿐입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와 함께했던 환자들의 눈물겨운 도전과 승리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당신은 한 인간의 고집스러운 사랑이 빚어낸 기적을 만날 것이다!
이 책은 우드(Eve A. Wood)라는 미국의 한 정신과 의사가 지난 20년간 외롭게 걸어온 인간 승리의 역정을 자전적으로 서술한 메디칼 모노드라마이다. 지난 2004년 미국에서 출판돼 벤자민 프랭클린 상, 포워드 매거진 올해의 책 등 5개의 출판상을 휩쓴 이 책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매우 강렬한 경험과 통찰을 담고 있다. 정신적인 삶을 지지하는 미국의 지식인들은 인간을 보는 관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준 이 책의 등장에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 책엔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지난 20년간 2만8천여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들의 삶에 희망을 되찾아준 기적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직업에 불만을 갖고 있는 변호사, 부하직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CEO, 불안함 때문에 앉아있질 못하는 여교사, 진로를 잘못 택해 삶이 걷잡을 수 없이 헝클어진 대학원생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부터 10개가 넘는 인격체를 한 몸에 안고 고통 받는 다중인격장애 환자까지 고통의 종류는 다르지만 저자는 마치 마술사처럼 이들을 모두 어루만져 되살려낸다.
저자는 육체적 약물치료를 신봉하는 현대정신의학에 정면으로 맞서 정신치유에 영혼의 요소를 과감히 도입했다.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을 통합적으로 어루만지고 서로 상승시켜야 아픈 정신이 낫는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다. 저자는 이것을 세 의자 자리 모델이라고 부르고 있다. 의자가 다리 하나로 서 있을 수 없듯, 인간도 육체와 정신과 영혼이 함께 버텨줘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은 이 세 의자 자리 모델을 적용하는 흥미진진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니라, 상대방을 인생의 동료로 생각하고 치유의 과정을 통해 환자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 자신의 정신적 삶도 한 단계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에 따라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린 치유의 과정을 드라마처럼 긴박하게 묘사한 장면에서 독자들은 마치 치유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질병의 심각성에 대한 새로운 환기
오늘날 정신적인 질병은 사회의 각종 문제와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세계보건기구와 하버드대가 공동 추진한 ‘사회 부담이 되는 세계의 질병(Global Burden of Disease)’이라는 대규모 연구 자료에 따르면, 자살을 포함한 정신장애가, 세계 시장에 손실을 끼치는 질병 중에서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매년 438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정신적 고통으로 전문 치료 기관을 찾게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수치는 나의 가족이나 친지, 친구 중에 정신이 아픈 사람이 있다는 걸 뜻한다.
현대의학의 맹점 극복, 현대정신의학의 뉴 트렌드 소개
그러나 인간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치료기관과 전문가들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많이 지적되어온 것처럼 부분에는 강하지만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장님과 코끼리’라는 시에 나오는 것처럼 코끼리의 코를 더듬고는 “이 동물은 뱀과 아주 비슷하구나”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 심장 전문의이고 위장 전문의이고 정신과 전문의이고 신경 전문의이다. 또한 직장인 치료 전문가, 신체치료 전문가, 안마시술 전문가이며 개인코치 전문가, 약초 전문가, 신비주의자, 영적 스승이다. 하지만 부분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할 때가 많다. 마치 그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전문성을 포기하거나 침해당하는 것처럼 불쾌해하고, 설령 인정한다 하더라도 전체를 보기 위한 방법론을 지니고 있지 못할 때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우드 박사는 유대교의 영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어릴 때 선생님한테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원하는 것과 같다”는 가르침을 받았고, 사람들의 아픈 정신을 치유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의대에 들어갔다. 그런데 의대에서는 영적인 부분은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삶의 의지가 신체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 결정적이 요소라는 것이 증명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육체와 정신을 분리해서 다루고 있었다. 가장 큰 실망감은 사람(환자)들이 질병에 걸렸지만, 사람(의사)들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는 점이다.
심한 환멸을 느낀 저자는 다른 치유 모델을 찾기 위해 한의학 수업을 들었다. 한의학은 주로 기와 기의 흐름, 경락에 대해 가르쳤는데 저자는 여기서 훨씬 설득력이 강한 음양 모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중국인은 육체가 경락이라 불리는 일련의 에너지 흐름으로 구성된다고 보며,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위해서는 기 흐름이 균형 잡혀야 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저자에게는 인간에 대한 훨씬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설명으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저자는 동양의학에 빠져들기보다는 이것을 서양의학에 적극 도입한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모델이 바로 저자만의 독특한 치유의 방법인 ‘세 다리 의자’ 모델이다. 그것은 인간의 육체, 정신, 영혼을 단계적으로 통합해가는 ‘상담&약물 치유’ 모델이다.
세 의자 다리 모델은 무엇인가
여기서 저자의 독특한 ‘세 의자 다리’ 모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 이름만으로는 다소 촌스럽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이 치유 모델은, 책의 절반 정도를 읽어보면, 그런 선입견과는 달리 매우 치밀하고 견고하게 경험적 지혜로 구축되고 체계화된 멋진 모델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세 의자다리 모델은 ‘육체의 다리’와 ‘정신의 다리’, ‘영혼의 다리’로 나뉜다. 이 셋은 인간을 이루는 세 가지 축을 의자로 모델링한 것이며 서로 통합된 것이지만, 치료를 위해 저자는 이것을 분리해서 육체->정신->영혼의 특성을 찾는 단계를 밟아나가고 나중에 이 셋을 다시 통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육체의 다리’는 생리, 유전자, 타고난 천성과 감정, 취약점, 의학적 질병 등을 아우르며, 이것은 ‘누구’라는 질문, 즉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과 연관 지을 수 있고 태어날 때 주어지는 것들이다.
‘정신의 다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이 다리는 특히 성장기 시절에 내가 노출되었거나 가르침을 받은 사람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정신의 다리는 ‘나는 무엇을 생각하는가?’로 대변된다.
‘영혼의 다리’는 존재의 의미와 목적에 관계하며, 더 높은 존재에 대한 자각이고, 자신보다 더 크고 위대한 힘과의 유대감이며, 우리는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 서로를 돕고,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믿음이라 했다. 또 이것은 "왜"라는 질문과 관계하며, "나는 왜 여기에 왔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정의될 수 있다.
질리의 이야기
질리는 저자가 개인병원을 열고 맞이한 첫 번째 환자다. 그녀의 선배인 글릭 박사가 여름휴가를 떠난 동안 대진을 맡게 된다. 질리는 40대 이혼녀로 아이들 셋을 데리고 혼자 살아간다. 그녀는 10여개의 인격체를 지니고 살아가는 다중인격장애 환자다. 저자와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의자에 앉는 것을 두려워해 바닥에 주저앉았고, 며칠 후에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한 채 나타나기도 하는 등 다른 자아로 스위칭되는 빈도수가 매우 심했다. 칼로 몸을 찌르고 다리미로 팔뚝을 지지는 자해행위를 스스럼없이 했으며 자살하기 위해 로프를 집에 사다놓고 있다. 저자는 질리로부터 칼과 로프를 압수했는데 며칠 후 자신이 질리의 보호자라며 나타난 청년이 칼을 돌려달라고 협박하기도 한다. 그녀는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환자였다.
그러나 저자는 질리가 갖고 있는 육체적 문제부터 꼼꼼히 체크해나갔다. 바로 ‘세 의자다리’ 치유모델의 첫 번째 단계인 ‘육체의 다리’에서 저자는 질리가 수줍음 많고 소심한 데다 타인의 감정에 지나치게 예민한 아이로 태어났다는 걸 몇 차례의 상담과 기록을 종합해 진단한다. 또한 질리는 어머니로부터 우울증 성향을 물려받았고,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성학대를 당해 다중인격을 키워왔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심각한 환자이지만 여전히 세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쿠키를 구워 팔았으며 밥을 하고, 차로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학보모 모임에도 참가했다. 자신이 어려우면서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활동도 했다. 저자는 질리가 강인한 삶에 대한 의지를 타고났다는 점을 캐치해낸다. 이걸 치유를 위한 에너지로 삼는다.
질리의 ‘정신의 다리’도 두 가지 측면이 공존했다. 질리는 “나는 나쁘고, 하찮으며, 학대를 받을 만하다. 남자는 위험하고, 여자는 믿을 수가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지배하는 일련의 부정적인 인지적 왜곡을 강하게 내면화시킨 상태에서 저자를 찾아왔다. 다른 대안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어린 나이 때부터 이러한 생각들은 그녀에게 뿌리 깊게 학습되었다. 반면 생존을 위해 사용한 다리미와 칼 등의 자해행위에서 보듯 그녀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았다. 말하자면 “나는 살아야한다”라는 생각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강했다. 저자는 질리의 잘못된 내면적 믿음을 허물어뜨리는 방법으로 질리의 이러한 강인한 실행력을 이용했다. 자신과 면담한 내용을 녹음해서 계속 듣게 했다. 집에 가서 밥을 할 때도, 운전을 할 때도, 심지어 잘 때도 질리는 이어폰을 꽂고 이 내용을 들었다. 저자가 함께한 10년간 질리는 거의 빠지지 않고 녹음을 청취했다.
그렇게 2~3년이 지났을 때 10여 개나 되는 질리의 서로 다른 자아들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니, 질리의 자아가 건강해지고 커지면서 다른 자아들을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담할 때 다른 자아로 변하는 스위칭은 그 빈도수가 현저히 낮아졌으면 점차 강렬한 플래시백으로 대치되었다. 질리는 마치 과거의 학대현장에 있는 것처럼 당시의 일일 생생히 체험했다. 그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그녀는 다른 인격들을 모두 흡수해서 그들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아버지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당하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끔찍한 기억들은 질리를 더욱 심한 우울증으로 내몰았다. 이 시점에서 저자가 사용한 방법은 ‘영혼의 다리’에 대한 파악과 그것을 통한 치유다. 저자를 처음 찾았을 때 질리는 “신은 일찌감치 나를 포기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갈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자아실현과 생의 충만감, 타인 및 세상과의 연결에 대한 열망에 강하게 이끌려 있었다. 또한 질리는 항상 타고난 자비로움과 관대함을 키워왔다.
이러한 점들은 그녀를 종교생활로 이끌었고 어떤 초월적인 것에 의지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주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넓고 견고하게 바꿔나갔으며, 타고난 퀼트(수놓기) 재능을 발휘해 개인전을 열어도 손색없을 만큼의 작품을 내놓았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재미있게 시청하면서 그 쇼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면서 사회봉사 활동과 교회에서의 성가대 활동에도 열심히 참가한다. 이렇게 질리는 우주의 충만한 치유의 힘을 자신의 힘으로 끌어들여 정신질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그만큼 치유에 있어서 초월적인 것에 대한 믿음은 중요하다.
의사도 환자와 함께 성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영혼의 다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는 꼭 종교의 형식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불교든, 이슬람교든, 아니면 그냥 명상이든 간에 자아를 넘어선 어떤 초월적인 힘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 힘이 나를 향해 열려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대교를 믿지만 종교에 대한 그녀의 이러한 열린 자세는 환자들로부터 상당한 호감을 얻어냈다.
또한 질리와의 치유과정에 주목할 것은 환자가 고통받는 만큼 의사도 이 고통에 동참해서 고행의 길을 걷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질리가 자신을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항상 씩씩한 여성 이미지를 연기했으며, 환자의 모든 일상적인 것들까지 하나하나 체크하고 세심하게 배려했다. 10년 동안 매주 3~4차례 만나서 이러한 과정을 진행시킨다는 것은 초인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의사와 환자는 치료를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울퉁불퉁한 치유의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라고 말한다. 동료의식이 없다면 길고도 먼 치유의 과정을 이겨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신도 함께 성장한다는 의식이 없다면 말이다.(실제로 저자는 아이가 없는 우울증 주부를 치료하면서, 그녀에게 아이를 입양하라고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준다. 놀라운 것은 그 과정에서 본인도 2명의 딸을 입양해 모두 4명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 거듭난다는 점이다. 이런 실천과 그 실천에서 삶의 의미를 가다듬어 나가는 저자의 진지한 자세는 독자들을 끝끝내 감동시키고야 만다.)
그 외의 환자들 이야기 - 잘못된 진단은 어떻게 영혼을 파괴하는가
이 책의 저자와 다른 정신과 의사들과의 차이점은 영혼을 치료의 요소로 도입한다는 점 외에도, ‘완치’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이 완벽하게 치유되는 것보다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통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선호하고 매뉴얼대로 진단하고 행동하며, 환자를 진단하는 관찰력과 방법에서 세심함이 떨어질 때가 많다.
질리 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다른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실패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육체의 다리’ 단계에서 매우 철저하고 정확하게 진단한다.
여교사 신디의 경우는 다른 의사로부터 신경성 불안장애인 듯하니 거품 목욕과 음악을 들으라는 처방을 받았고 실행했으나 불안함은 더욱 커졌다. 그녀는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소연했고 의사는 그것대로 처방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신디가 최근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그녀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을 진단했다. 신디는 처음엔 공황장애를 거부했다. ‘내가 환자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승복했고 깨끗이 치료됐다.
새뮤얼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다. 하지만 그는 다른 의사로부터는 ‘자기애 인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저자는 그걸 의심했고 테스트를 다시 실시한 결과 ADHD임을 밝혔냈다. 변호사 박스터도 마찬가지다. 다른 의사로부터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저자에 의해 ‘주요 우울장애를 동반한 강박장애’라는 점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상당수의 정신과 치료가 정확한 진단에 의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환자들이 자기가 처한 정확한 상태를 모른 채, 엉뚱한 방향으로 인도된다는 점은 끔찍하다. 하지만 저자는 육체의 단계에서 세밀하게 관찰함으로써 무엇보다 확실한 진단을 내린다. 조금이라도 의혹이 남는 점이 있으면 이 단계에서 해결하고 넘어가지 결코 ‘정신’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것은 그녀가 과학적인 내과학 지식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으며 이것을 영혼치유의 한 부분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환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사연을 고백
마지막으로 이 책엔 다른 심리 치유서와는 달리 특별한 글들이 실려 있다. 그녀에게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직접 쓴 회고문들이다. 이 글들을 통해 독자는 저자의 말만 일방적으로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환자들이 치료의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그들의 고통은 구체적으로 어떠했으며, 그 정도는 얼마나 심했는지, 치료의 과정에서 만나는 장애물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것이 치료의 가장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는지 등을 충분히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