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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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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맴도는 詩의 소리와 닿을수록 새겨지는 만화의 온도 '만화시편' 1권. 서윤후 시인의 첫 시집에 수록된 시 10편과 미수록 시 10편을 담았다. 각각의 편은 '만화' - '시 전문' - '시인의 코멘터리'로 구성되어 있다. 한 수 한 수 읽고, 보고, 느끼고, 사색하시기를 바라며 책을 만들었다.
: 시와 만화가 만나 제3의 장르가 탄생했다. 행간을 메우는 대사는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이 짓는 새로운 표정 같다. 시는 읽는 것이지만 만화시편은 읽고 ‘보는’ 것, ‘믿고’ 보는 것이다. : 시의 수면에 만화가 넘실거리고 내밀하고 정갈한 어둠에 눈이 부십니다. 샘이 날 정도로 황홀한 우물을 완성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시를 읽으며 우리는 언어로 씌어진 그림을 읽는다. 『구체적 소년』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그림이 팝업북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을 선사한다. ‘만화시편’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두 작가가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물에 박수를 보낸다. : 흠모해온 시들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해하며 읽는다. 시 쓰는 솜씨와 만화 쓰는 솜씨에 연달아 감탄하느라 눈도 맘도 바쁘다. 낯선 컷 안에 놓인 익숙한 문장을 다시 알아본다. 꼭 처음 만난 것 같다. 그의 시를 몇 번이나 다시 좋아하게 된다. : 그래픽-포엠(graphic-poem)이라는 이상한 가역반응을 일으키며, 서로를 향해서 삼투(滲透)하는 시와 만화. 온전한 조화라기보다는, 오히려 기꺼이 부조화를 감내하며 서로를 더듬는 마찰 과정에 가깝다. 그러나 이 마찰열이야말로 세계를 발화(發話/畵)하기 위해 필요한 절실함의 체온이다. 시적 언어가 세계와의 부조화를 감내하는 정신적인 긴장 상태라면, 만화는 시의 추상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낯선 방식으로 세계를 품어내는 구체성의 몸피가 되어준다. 이 낯선 만남이 낳은 낯익은 온도 때문에 이 책은 더욱 매력적인 텍스트가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7년 4월 29일자 '책의 향기/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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