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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충장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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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계에서는 드물게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역사 추리소설, 역사 인문서, 장편 창작동화 등을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한편, 집필 외에도 강사, 답사가로 출판계는 물론 방송, 학회를 종횡무진 오가며 활약 중인 정명섭 작가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에 집중하여 오랜 준비 끝에 본격 괴이 시대극을 표방한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사실 좀비라고 명확하게 지칭되지 않을 뿐, 부두교의 가사 상태 노예를 비롯한 모든 문화권에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 산 사람 곁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의 설화가 존재한다. 작가는 조선의 학자성현이 민간 풍속과 문화 전반을 정리하여 집필한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좀비와 비슷한 존재에서 영감을 받아 본작을 구상했다고 한다. 또한 실존 인물과 사건을 배치하여 극의 사실감을 더하는 한편, 우리 민족이 사랑하는 고구려와 그 멸망을 좀비물 전문가답게 장르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고구려 멸망 후, 고구려 부흥군을 이끌어온 세활은 지금은 함락된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 장군을 찾기 위해 요동에 위치한 망월향으로 향한다. 연개소문의 정변, 당 태종의 침략에도 자신의 성을 지켜냈던 양만춘을 구심점 삼아 고구려를 다시 일으키려는 희망에서다. 그가 숨어 지낸다는 망월향에 도착한 세활 일행은 그러나 칼로 베어도 죽지 않는 정체 모를 괴물의 습격을 받고, 어느새 퇴로를 막아선 말갈족에 의해 진퇴양난에 빠진다. 짙은 안개를 뚫고 가까스로 망월향으로 들어간 세활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히 살아가는 고구려인들과 맞닥뜨리는데……. 0. 유유와 밀우
: 한국 장르소설의 대표 주자 정명섭 작가는 자신의 장기인 역사와 호러를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의 장르소설을 만들어냈다. 한 편의 영화 오프닝 같은 첫 번째 장을 읽는 순간 이 소설에 빨려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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