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돼지 세 마리>의 패러디 동화로, 주인공의 역할을 뒤바꾸고 배경을 현대로 옮겼으며 새로운 관점의 해석으로 새로운 결말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세상에 나갈 시간이 된 순박한 늑대 세 마리는 나가서 살 집을 짓는다. 한편 '크고 못된 돼지'는 착한 늑대의 집을 번번이 부수며 삼형제를 괴롭힌다. 입김, 쇠망치, 드릴, 심지어 다이너마이트까지 돼지가 동원하는 연장들도 다채롭다. 마지막으로 늑대들은 꽃으로 집을 짓는다. 돼지는 집을 날려 버리려 숨을 들이 쉬다가 꽃향기를 잔뜩 맡고는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 그리고 늑대와 친구가 된다.
늑대가 곧 악이고 돼지가 선이라는 구분을 뒤집었으며, 대립을 거듭하다 늑대 혼자 비장한 최후를 맞는 원작과 달리 꽃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늑대와 돼지는 화해에 도달한다. 중간중간 철조망이나 인터폰 같은 현대의 소품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 작가이자 자국 그리스에서 호응도가 높은 유진 트리비자스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