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당야탑점] 서가 단면도
|
사노 요코 작가가 인정한 에세이스트, 50년 장기 연재 중인 관록의 만화가, 반세기 넘게 혼밥을 실천해 온 달인. 쇼지 사다오. 작가의 국내 첫 소개작 <혼밥 자작 감행>은 자신만의 철학으로 나에게 흡족한 한 끼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한밤중 토란 하나하나마다 조림 국물을 끼얹어 주며 "다들 맛있게 익어주렴" 하고 속삭이는 따뜻함, 이런 햅쌀밥이라면 반찬도 필요 없겠다는 리포터의 말을 듣자마자 '반찬 없이 밥 한 공기'에 도전하는 엉뚱함,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엄연히 다른 두 가지 식재료로 대접하는 깐깐함, 이자카야에 혼자 들어온 손님을 보고 '나와는 달리 정말로 친구가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해 버리는 모순까지. 박찬일 셰프가 "일찍이 매료되었다"던 쇼지 사다오 작가의 밥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고독 편
: 쇼지 사다오, 이 노인네 책이 번역되어 나온다고? 깜짝 놀랐다. 주제넘지만, 나는 이 사람에게 일찍이 매료되었다. 낮술과 아침술(!)을 즐기는 이 대책 없는 만화가 할배의 책을 우연히 본 후였다. 몇 권의 일본어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일본어가 어려워서 읽다가 던져두었지만, 이걸 번역해서 내준다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억울하다. 힘겹게 번역해서 한두 줄씩 읽었는데, 여러분은 추리닝 바람에 편하게 소파에 누워 “헛, 재미있는 노인네. 정말 한잔 마시고 싶어지는걸?” 하면서 그냥 읽기만 하면 될 테니까. 어디나 사람은 같고, 어디나 안주도 같고, 어디나 술꾼은 같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 소개되는 도쿄의 술집을 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하고 벼르게 될 것이다. 한일 관계가 좋아질 날도 올 테니까. 그때는 나도 좀 부르시라. 쇼지 사다오 노인네의 단골집에 가서 아주 진상을 부려줄 테다. “이봐, 사다오상이 즐겨 드시는 안주를 가져오라고!” 물론 이 책에 나오는 기 센 주모들에게 쫓겨날 것이 틀림없겠지만. 어쨌든 술꾼 만세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9년 11월 23일자 '한줄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