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문열 세계명작 산책>이 산뜻한 양장본으로 재출간됐다. 세계문학사에 길이 남을 단편 가운데 120여편의 작품을 골라내어, 사랑과 죽음, 성장, 순수와 서정, 비틀기와 뒤집기 등 각각의 주제별로 나누어 엮은 점이 큰 특징이다.
작가 이문열이 각각의 작품들마다 짤막한 해설과 단상을 붙였으며, 장경렬, 진형준, 강자모 교수 등이 번역을 맡았다. 체홉, 에드거 앨런 포우, 모파상 등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단편에서부터 스티븐 빈센트 베네, 마리틴 A. 넥쇠, 에이메 등 낯선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들까지, 다양한 중단편 소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좋은 문학을 만나고 싶지만 무엇을 골라 읽어야 할지 막연해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는 문학선집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미시마 유키오 등 동양의 작품들도 일부 수록되어 있다. 청소년들이 교향을 쌓기에도 적절한 책이다.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5권 <삶의 어두운 진상> 서문
골짜기|안톤 체홉 _ 곱게 차린 악마들만 웃는 세계
원유회|캐더린 맨스필드 _ 소유가 연출하는 세상의 양면성
비계 덩어리|기 드 모파상 _ 양파 벗기기
마땅한 대책도 없이|아서 모리슨 _ 분배의 그늘에서 엇갈리는 삶의 명암
종신형|마르틴 A. 넥쇠 _ 어둡게 파악된 삶의 다른 이름
형리|페르 라게르크비스트 _ 신이 화석화한 뒤의 인류사와 그 주재자
나생문|아꾸다가와 류노스께 _ 인간성의 어두운 심연을 보는 차가운 눈길
가정을 가진 남자|V.S. 프리체트 _ 결혼 제도를 보는 이중적 시각
비|서머셋 모옴 _ 육신을 가진 존재의 슬픔 혹은 공허한 승리의 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