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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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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문유석이 법관 게시판과 언론 등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국민과 법정 가운데서 균형 있는 시각으로 써 온 글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재판을 통해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에 대한 생각을, 2부에서는 법원이라는 조직을 통해 깨달은 한국 사회의 단면과 판사 이전에 조직인인 판사의 입장을 담고 있다.
동시에 충분히 세상에 대해 알고 고민하기 전에 단지 시험 몇 개의 성적만으로 젊고 미숙한 채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한 판사의 세상을 발견해 가는 여정을 보여 준다.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정말 법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한가. 국민과 권력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는 지금,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담은 그의 따뜻한 시선이 냉소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어 준다.
: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고, 우아하고, 깨끗한 것만 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세상은 없다. 우리의 일상은 분노하고, 좌절하며, 슬퍼해야 하는 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문유석 판사의 글을 읽어 봐야 한다. 그는 인간의 가장 추악한 얼굴을 맞닥뜨리면서도 선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참 좋은 글을 읽었다.
: 그의 글들을 읽으며 한동안 밀쳐놓았던 ‘판사’라는 직업, 그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서 ‘판사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받아든 느낌. 판사들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고맙고 치유적인 숙제다.
: 어느 조촐한 저녁 자리에서 처음으로 문 선배에게 지금 우리나라의 사법계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냐는 조금 추상적이며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질문을 던졌다. “각자의 자리에서 욕심을 버리고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거야. 지금 우리에겐 그게 제일 필요해.” 궁금하다. “학생 시절에 왜 판사가 되고 싶으셨어요?” 책 속에 나오는 어느 여고생이 던진 질문의 답이. 그리고 다음에 만나면 묻고 싶어졌다. “문 선배, 지금 당신은 어떤 판사가 되고 싶으세요?”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북스 2014년 5월 17일자 '화제의 신간' - 한겨레 신문 2014년 5월 18일자 출판 잠깐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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