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의 말기암 환자들이 말하는 후회 없는 죽음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1000명에 이르는 수많은 말기암 환자를 직접 옆에서 지켜본 저자 오츠 슈이치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원래는 일반 병동의 내과의였지만, 비상식적인 마지막 조치들로 인해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한 환자들을 보아오면서 호스피스 의사로 전향했다.
이 책은 저자가 '한 사람이라도 비참한 죽음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여러 사례들과, 호스피스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담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통찰과 함께, '죽음을 선고 받은 환자와 가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답을 통해 얼핏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주제를 담담히 풀어냈다.
최근작 : … 총 111종 (모두보기)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한 후, 출판사에서 기획 및 편집 업무를 담당했다. ‘꽃씨를 심는 번역가’를 모토로 내걸고, 독자들의 마음에 꽃씨를 뿌려 풍요로운 삶의 꽃을 피우려는 심정으로 다양한 분야의 일본 도서를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70세 이후에도 가뿐하게 걷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안아 주는 심리학》 《도쿄대학 살인사건》 외 다수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면!
후회 없는 죽음을 위한 마지막 버킷 리스트
얼마 전 종영된 한 드라마에서 젊은 30대 여성이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녀는 친구인 의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생 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중요한 항암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어리석어만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여성이 암 선고를 받는 일이 드라마에 나올 정도로 오늘날 암 환자의 수는 크게 증가했고 성별과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어느 날 갑자기 뜻하지 않은 암 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암의 치료법도 그만큼 발전했지만, 이제 문제는 단순한 치료나 소생이 아니다. ‘소생술’이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비인간적인 의료 시술과,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조치들이 차라리 죽느니만 못한 ‘삶’과 비참한 ‘죽음’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0명에 이르는 수많은 말기암 환자를 직접 옆에서 지켜본 저자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원래는 일반 병동의 내과의였지만, 비상식적인 마지막 조치들로 인해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한 환자들을 보아오면서 호스피스 의사로 전향했다. 이 책은 저자가 ‘한 사람이라도 비참한 죽음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여러 사례들과, 호스피스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담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통찰과 함께, ‘죽음을 선고 받은 환자와 가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답을 통해 얼핏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주제를 담담히 풀어냈다.
어느 날 내가 출근했다가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영영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면,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러 갔다가 말기암 선고를 받고 당장 입원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만일 내가 그런 환자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의식도 없는 상태에서 ‘소생’을 위해 뼈가 부러질 수도 있는 심장마사지를 받거나 인공호흡기로 연명해야 한다면, 살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병명조차 듣지 못한 채 점점 죽어가고 있음을 몸으로 느낀다면, 그것이 진정 후회 없는 마지막 순간일까? 물론 너무 경황이 없어서 일이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고, 가족과 의사가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로 그런 죽음이 비참하다고 생각되면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병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둘째, 불치병 통보 문제나 마지막 순간에 대해 가족과 대화하기
셋째, 완화의료를 받기
넷째, 원하지 않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기
그중 완화의료와 관련된 호스피스 의료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 모두가 개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호스피스 하면 병을 낫게 하는 곳이 아니라 마지막 치료를 받는 곳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호스피스에서 불치병을 낫게 하는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훨씬 인간적이고 고통 없이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인생의 끝을 눈앞에 두게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그리고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환자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은, 아니 아주 여러 번은 생각해봐야 한다. 다른 무엇도 아닌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