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의 작가 존 버닝햄의 그림책. 버닝햄의 다른 그림책들이 즐거움과 슬픔이 혼재한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그려냈다면, 이 책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쾌한 질문들로만 가득찬, 즐거운 도발이다.
'만약에...'라는 말로 첫 장을 시작한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만약 ...라면' 혹은 '만약 ...라면'이라는 질문으로만 꽉 차 있다. 코끼리가 네 목욕물을 마셔 버린다면, 돼지가 네 옷을 입으려 한다면, 벌레죽을 먹어야 한다면, 오천 원 받고 죽은 개구리를 삼켜야 한다면, 함께 권투 시합하는 고양이를 갖게 된다면... 버닝햄의 즐겁고 분방한 질문이 계속 된다.
다른 그림책을 읽을 때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한 페이지씩 펼쳐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는 그림책이다. 이야기가 그림책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대답, 혹은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는, 즐거운 '열린 그림책'.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 번역가이다. 그림책 일상예술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패랭이꽃그림책버스와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에서 일한다. 현재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샘 어셔의 그림책 《FOUND 바닷가에 간 날의 기적》, 《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RAIN 비 내리는 날의 기적》 등을 비롯해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 《비밀 파티》, 《마법 침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