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라는 강렬한 제목의 작품으로 문단에 데뷔한 야마자키 나오코라는 솔직하고 대담한 문체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얻었다. 아쿠타가와상 등 일본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르내리며 문단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지만, 정작 그녀는 작가로서 항상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 책은 힘들었던 시간을 좁은 베란다에서 화분 하나로 시작한 작은 정원(나오 가든)과 농장(나오 팜)을 가꾸며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식물을 기르며 그녀의 마음도 한 뼘씩 성장했다. 조급하고 초조한 일상에 서늘한 바람을 쐬고, 그늘진 마음에 따뜻한 볕을 쬐었다. 베란다 정원에서 드래곤프루트, 나팔꽃, 장미 등 다양한 식물을 기르며 갖가지 감정들을 통과한다.
식물의 성장과 함께 자연의 흐름과 섭리에 맞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작가로서 느끼는 사명감 등 삶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성장을 기록해나간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그동안 작가로서 삶의 굴레가 되었던 ‘남들과 달라야 한다’,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연의 일부로 그리고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자리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진진하고도 담백한 필체로 그려낸다.
1. 경치를 빌리다 « 9
2. 첫 독립, 첫 식물 « 19
3. 움직이는 것이 우리 집에 찾아온다 « 31
4. 사계절 정원 식사 « 43
5. 태풍이 불던 날 « 53
6. 아주 오랫동안 여행하기 위해 « 63
7. 쓰레기를 심다 « 75
8. 기형을 사랑하는 마음 « 85
9. 흙 속의 작은 씨앗을 찾으며 나이를 먹는다 « 93
10. 씨앗의 시간 « 103
11. 세상의 솎음질에 익숙해진다는 것 « 117
12. 싹이 트는 기쁨 « 131
13. ‘컴패니언 플랜트’의 세계 « 145
14. 녹색 커튼 « 157
15. 내가 편애하는 장미 « 171
16. 다시, 버섯의 계절 « 185
17. 겨울 생활 « 195
18. 베란다여 안녕 « 203
19. 밤의 정원 옆에서 « 209
• 그 이후의 이야기 «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