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장, 노출제본 도서입니다.
최보람 작가의 그림책에서는 오래된 종이책 냄새가 날 것만 같다. 사각거리는 연필의 질감, 물감이 번진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녀의 손 그림은 특별한 정서를 가져다준다. 옛날 그림책을 넘겨보는 듯한 그녀의 그림책에는 10년을 함께한 반려견 '보리'와의 일상이 따뜻하게 담겨 있다.
첫 반려견 '토니'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지 5년째 되던 해. 집에 도둑이 들어 가져갈 것도 없는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나갔다. 토니의 흔적은 희미해져 갔고 집에 혼자 있는 건 무서웠다. 강아지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해 다녔던 그녀는 어느 날 대형 마트 지하 동물병원에서 한 강아지를 만난다.
아무도 사 가지 않아 쇼윈도 자리에서 밀려나고 밀려나 바닥에 내려와 있던 어린 코카스파니엘. 개월 수에 맞지 않게 작은 몸, 푸슬푸슬한 털, 힘없는 사지…. 녀석이 있던 케이지에는 '세일'이라는 글씨가 무심하게 붙어 있었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어린 생명에게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녀. 녀석에게 '보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으로 데려왔다.
아주 작지만, 일상을 지탱하는 힘. 작가는 반려견 보리를 만나 삶에 큰 변화나 깨달음이 찾아왔다는 식의 감동적인 서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듯 평범한 순간의 행복과 기쁨, 그 작은 틈새들을 발견하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최근작 :<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소개 :보리의 눈빛과 체온으로 전해지는 위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식탁에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
마음의 균열 사이로 빛을 스며들게 해준 요가의 세계까지,
그림은 제가 좋아하는 것을 담아내는
그릇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든 순간을 아낍니다.
2019 브런치 연재 화제작 ‘나의 보리’
반려견 ‘보리’와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일상툰 에세이
최보람 작가의 그림책에서는 오래된 종이책 냄새가 날 것만 같다. 사각거리는 연필의 질감, 물감이 번진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녀의 손 그림은 특별한 정서를 가져다준다. 옛날 그림책을 넘겨보는 듯한 그녀의 그림책에는 10년을 함께한 반려견 ‘보리’와의 일상이 따뜻하게 담겨 있다.
첫 반려견 ‘토니’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지 5년째 되던 해. 집에 도둑이 들어 가져갈 것도 없는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나갔다. 토니의 흔적은 희미해져 갔고 집에 혼자 있는 건 무서웠다. 강아지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해 다녔던 그녀는 어느 날 대형 마트 지하 동물병원에서 한 강아지를 만난다. 아무도 사 가지 않아 쇼윈도 자리에서 밀려나고 밀려나 바닥에 내려와 있던 어린 코카스파니엘. 개월 수에 맞지 않게 작은 몸, 푸슬푸슬한 털, 힘없는 사지…. 녀석이 있던 케이지에는 ‘세일’이라는 글씨가 무심하게 붙어 있었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어린 생명에게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녀. 녀석에게 ‘보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으로 데려왔다. 찬 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이었다. 방 안에 머물던 까슬한 냉기 사이로 턱 밑까지 파고들던 보리의 체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후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자연스럽게 일상의 한 부분이 된 보리. 프리랜서 작가로서의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도,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힌 고질적인 편두통에 시달리면서도 보리가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게 안심이 되었다. 보리는 그녀의 몸을 일으켜 쌀밥을 먹게 하고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게 했다. 아주 작지만, 일상을 지탱하는 힘. 작가는 반려견 보리를 만나 삶에 큰 변화나 깨달음이 찾아왔다는 식의 감동적인 서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듯 평범한 순간의 행복과 기쁨, 그 작은 틈새들을 발견하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것이다.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는 너의 마음과
언제나 느긋하고 여유로운 너의 태도는
세상과 나를 더 많은 곡선으로 이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단지 오늘의 공기가 좋아서 신나게 뛰고 있는
너는 온전히 오늘을 살고 있구나.”
오래된 앨범을 들춰보듯
10년간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나이 든 반려견과 함께 산다는 것.
파양되어 돌아온 경험 때문인지 어린 시절의 보리는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한밤중에 자신의 똥을 먹던 모습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튼실하게 자라난 보리는, 어느덧 “양의 새끼”가 되었다. 청년의 보리는 털이 유난히 곱고 예뻐서 어디 가나 인기 만점이었다. 콧대가 하늘까지 치솟던 시절을 지나 노년에 접어든 보리. 여섯 살 이후 피부병이 생겨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갑상샘이 좋지 않아 자주 신경질을 낸다. 부르면 돌아설 준비부터 하지만, 여전히 한 사람 몫의 온도를 전해주는 보리. 저자는 이 퉁퉁한 친구에게 고백한다. 어느 순간이고 단 한 번도 녀석을 사랑하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지금처럼 보리를 사랑한 적은 없었다고.
“나는 뾰족한 사람이지만,
왠지 내가 만드는 계란말이는 너를 닮은 것 같아.
오늘 계란말이를 만들면서 나도 부드러워질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해가 쨍한 날은, 창이 큰 거실에서 함께 밥을 먹고 멍하니 해를 쬐기도 한다.
햇볕을 좋아하는 보리와 나의 공동 취미생활. 그렇게 온몸으로 해를 잔뜩 받으면, 몸 안에 배터리가 가득 채워진 느낌이 든다. 이걸로 하루를 이겨나갈 힘이 생긴다.”
브런치 리뷰
그림체도 너무 따뜻하고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 완전 깔깔거리며 읽고 있어요. 너무 공감되고 재밌어요! -하*
작가님의 글과 그림들이 더욱더 기다려집니다. 너무 재밌어요! -li*********
정말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더 다가오고요. 전 애견인이 아니지만 너무 사랑스럽네요.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