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장수 이명랑. 하지만 그녀는 일반 과일장수들과는 다르다. 시인인데다가 이미 평론가로부터 어느 정도 인정받는 소설가라고 하니까.
그녀는 시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삶의 악다구니가 고구마 밑동처럼 줄기줄기 달라붙어 있는 그곳에서 그녀는 인생을 배워야 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영등포 시장은 그녀에게 도망치고 싶은 유폐된 공간으로, 어떻게든 벗어나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오로지 공부에 매달렸던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보란듯이 시장바닥의 삶을 거부했다. 그런 줄만 알았었는데 어느새 마음은 시장으로 돌아가 있더라고, 그래서 시장 사람과 결혼해 과일가게 주인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
그렇게도 싫어하던 시장에 앉아 과일을 팔면서 '행복한 과일가게'라는 책을 펴내는 것을 보니 그녀는 시장바닥의 삶을 깊이 사랑하는가 보다. 등받이가 푹신한 의자에 앉은 커리어 우먼보다는 목소리 크고 흥정 잘하는 과일장수가 더 자신답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이렇게 이 책은 영등포 시장에서 태어나 다시 영등포 시장바닥의 삶을 인정하고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자기 관찰의 시점으로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거기에 직접 겪은 시장 이야기가 한 폭의 정물화처럼 행복하게 어울려 있어 그곳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하였다.
그 때문에 <행복한 과일가게>는 좀 '독특해' 보이는 자전적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상은 가장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을 통해 인생의 본질과 행복에 대해 질문하고 답한 인생이야기이라고 할 수 있다.
|  최근작 : | <2022 크레용하우스 필독서 세트 : 초등 1-2학년 - 전5권>,<화해 대작전>,<링컨> … 총 81종 (모두보기) | | 소개 : |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6세에 첫 장편 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로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한 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입술』, 『어느 휴양지에서』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이후 동화 『재판을 신청합니다』, 『나는 개구리의 형님』, 『할머니의 정원』을 비롯해 청소년 소설 『구라짱』, 『사춘기라서 그래?』, 『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등을 발표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예비 중학생들과 중학생들의 중학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차라리 결석을 할까?』, 『일단 시작해 봐!』, 『절대로 예쁠 리가 없잖아!』로 이어지는 '중학 생활 날개 달기 시리즈'를 집필하고 있으며, 문학 전문 글쓰기 아카데미 〈문학하다〉의 소설 창작 강의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많은 독자.청소년들과 소통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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