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의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모습을 강민과 성원 그리고 준서라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시점에서 동등한 무게로 다룬 이경화 작가의 10대들을 위한 소설이다. 중학생이 된 준서는 키가 작아 난쟁이 똥자루라고 놀림 받는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준서는 혜진을 왕따시키던 가해자였다.
어느 날, 갑자기 별다른 이유도 없이 왕따의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어 버린 준서, 그를 왕따로 만든 가해자 강민, 그리고 준서와 강민을 내버려 둔 방관자인 아이들을 상징하는 성원이 등이 등장한다. 왕따 문제에는 영원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작가는 세 아이들을 번갈아가며 모두 화자로 등장시키는 재밌는 구성을 취했다.
전작들을 통해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성을 다루는 것에 집중해 온 작가는 왕따를 가장 작위적이고, 폭력적인 프로 레슬링에 빗대어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잔인성에 주목하고 있다. 2008년 문예진흥기금을 수혜 받아 쓰여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