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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신불당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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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252권. 201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데뷔하여 시집 <작은 미래의 책>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각인시킨 젊은 시인 양안다 시집. 시인은 실패를 예감하는 연애의 장면들로 불가항력의 세계를 그려 내지만 동시에 불가항력임에도 끝내 예지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시인의 정신을 보여 준다.
어느 겨울밤, 연인들은 공원에 간다. "바람이 어는 것 같은 밤", "어둠이 어는 것 같은 밤"에 연인들은 아득하고 서러우며 투명하고 아름답다. 둘은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수달"을 찾아 헤매지만 현실은 그들에게 쉽사리 빛을 비추지 않는다. 양안다의 시에서 사랑의 기대는 그 장면들의 물성과 상관없이 배반된다. 오직 어둠과 추위만이 감각되는 현실에서 기대와 희망은 드물게 자리 잡을 뿐이며, 이마저 이해와 저항의 끝에 "불가항력"으로 수렴된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비현실로 느껴지는 아이러니.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느끼는 영화 속 관객처럼 우리는 미래를 의심한다.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미래란 가능한 존재인가? : 세계는 어둡고 폭우는 쏟아지지만, 우리는 어쩌면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양안다의 시를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읽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18년 11월 1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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