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임의 세번째 소설집. 표제작 「당신의 물고기」를 비롯, 제4회 21세기 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던「골프 클럽 파티」와「검은 숲」등 7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전작 <동행>이나 <행복>이 남편 김소진을 잃은 슬픔이 그대로 드러나 있던 자전적인 작품이라면, 이번 소설집에 담겨 있는 작품들은 자기 치유를 위해 담담히 써내려간 픽션들이다.
여기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아픔을 겪고 있어, 작가 본인의 고통스런 체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러나 지은이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자기 연민을 묘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는지, 상처가 사람들을 어떻게 성숙시키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훼손된 마음을 정화, 해소시키고 그럼으로써 구원받는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상처입음이며 그 상처들 위에 무엇인가 싹 틔우고 세워 올리는 것이라는, 타인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음으로 해서 상처야말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지은이의 통찰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1. 골프 클럽 파티 - 달리는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