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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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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가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20여 년간 연구해 온 발달심리학자 크리스티아 스피어스 브라운은 이 책에서 기존의 젠더 고정관념이 왜 과학적으로 오류인지 조목조목 짚어 가며 반박한다. 그리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에게 선천적인 젠더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사회의 젠더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자존감, 학업 성취도, 직업 선호도 등 아이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힌다.
또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젠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재능을 꽃피우도록 부모가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탄탄한 연구 결과와 지식에 기반을 두었을 뿐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겪은 바가 사례로 녹아들어 있어 더욱 생생하고 쉽게 다가온다. 1부 젠더 차이에 대한 우리의 강박: 중심 이동하기 : 아이를 키우면서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은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좀더 충만한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을까. 다른 부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경탄할 때마다 결심하곤 했다. 이 아이가 자기 본연의 아름다움을 남김없이 꽃피우도록 돕겠다고. 그래서 일곱 살 된 내 딸이 어느 날 “엄마, 나 뚱뚱해?”라고 물었을 때, “이 바지는 남자 옷 같아서 싫어.”라고 말했을 때, 나는 당혹감을 넘어 슬픔을 느꼈다. 아이에게 이런 선입견을 대물림하는 세상을 향해 제발 멈춰 달라고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 같은 부모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이론서이자 실습서이다. 저자는 우선 부모인 나의 편견과 무지를 하나하나 드러낸다.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갖가지 고정관념을 격파해 나가는 문장들은 마치 무공 높은 무인의 검법을 보는 듯 흥미진진했다. 마침내 파괴가 끝난 ‘그라운드 제로’에서, 저자는 이제 건축가가 되어 새로 벽돌을 놓는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올바른 표현은 무엇이고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내 아이의 놀이와 학습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아이의 또래, 교사, 미디어, 나아가 이 사회를 대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 삶에 적용되는 조언들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사랑하는 내 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됐다. 이 세상에 가득한 고정관념의 소음을 뚫고, 부모인 내가 너에게 가장 크고 올곧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리즈 엘리엇 (시카고의 로잘린드 프랭클린 의과대학에서 신경과학 부교수. 『거기 무슨 일 있나요? 생후 5년 새 두뇌와 마음이 발달하는 과정』의 저자) : 실용적인 데다 최신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하고 있는 『핑크와 블루를 넘어서』는 자신의 딸과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은 그냥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모이든, 아니면 젠더 차이는 그저 문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이든 간에, 모든 부모는 이 책을 통해 귀중한 과학적 연구 결과와 조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수많은 젠더 연구들을 분석한 후 브라운 박사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배우고, 놀고,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기보다 비슷한 부분이 훨씬 많다고 결론 내린다. 일부 차이는 존재하더라도 말이다. 저자는 부모들에게 결함 있고 과장이 심한 연구를 조심하고, 그 대신 아이 각각의 개성에 더 초점을 맞추라고 촉구한다. 저자의 많은 경험과 관찰은 재미있지만 메시지는 진지하고 통렬하다. 저자는 불필요한 젠더 고정관념이 어떻게 아이들을 한계 짓고 아이들에게 꼬리표를 붙이는지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 2018년 11월 10일자 - 한겨레 신문 2018년 11월 16일 교양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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