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각 어권의 대표 연구자들이 엄선하고 공들여 번역한 창비세계문학. 독일편 <어느 사랑의 실험>은 수록작 17편 중 11편이 국내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등 형식과 스타일이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작품 하나하나가 주제와 형식적인 면에서 그 시대마다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 흔적을 보여준다.
요한 페터 헤벨의 '뜻밖의 재회'는 200자 원고지 12매 분량의 극히 짧은 소설이지만 개인의 운명과 세계사, 인간사와 자연사가 맞물리며 촌철살인의 궁극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알렉산더 클루게의 '어느 사랑의 실험'은 나치의 생체실험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전후 세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주제에 걸맞게 다큐멘트와 픽션의 절묘한 중간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크리스토프 하인의 '인도로 가는 항로는 없었다'는 유일하게 동서독의 벽이 무너진 뒤에 발표된 작품으로, 동독과 동구권의 몰락, 독일 통일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주체를 우의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독일 편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하고 친절한 해설이다. 독일 문학사 전반을 아우르는 동시에 수록작 각편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권미에 실려 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_정직한 법관 / 요한 루트비히 티크 기발한 페르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_주워온 자식 / 요한 페터 헤벨 뜻밖의 재회
후고 폰 호프만스탈_672일째 밤의 동화 / 토마스 만 루이스헨
아르투어 슈니츨러_장님 제로니모와 그의 형 / 헤르만 헤쎄 짝짓기
프란츠 카프카_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 헤르만 브로흐 바르바라
일제 아이힝어_달나라 이야기 / 하인리히 뵐 광고물 폐기자
알렉산더 클루게_어느 사랑의 실험
마리에 루이제 카슈니츠_제니퍼의 꿈
잉에보르크 바흐만_개 짖는 소리
지크프리트 렌츠_발라톤 호수의 물결
크리스토프 하인_인도로 가는 항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