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시대,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한 채 빠리에서 택시를 몰아야 했던 ‘똘레랑스의 전도사’ 홍세화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출간 10여 년 만에 개정판을 냈다. 본문을 전체적으로 수정하고 똘레랑스를 다룬 보론을 증보하는 한편, 최근 빠리의 사진을 컬러로 실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이 터지던 1995년 당시, ‘똘레랑스’라는 독특한 개념을 제시하면서 우리 사회에 진지한 성찰을 요구했던 이 책은 출간 직후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지은이의 조용한 성격이 묻어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회상 들, 만나고 헤어졌던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에 대한 얘기, 똘레랑스의 바탕 위에서 살아가는 빠리지앵들의 생활태도는 고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개정판에서는 지은이가 본문 전체를 고치는 한편, 잘못된 부분과 오해의 소지가 있던 부분 등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그 밖에 빽빽했던 본문을 시원스럽게 바꾸고, 흑백사진을 최근 빠리의 모습을 담은 컬러사진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