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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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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무늬를 섬세하게 수놓으며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증명해온 소설가 김금희가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김금희 소설세계를 한차원 새롭게 열며 근래 보기 드문 풍성한 장편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창경궁과 창덕궁을 둘러싼 자연에 대한 묘사, 한국 최초 유리온실인 대온실의 건축을 아우르는 역사, 일제강점기 창경원에 감춰진 비밀, 오래된 서울의 동네인 원서동이 풍기는 정취,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재미와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의 상처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마치 문고리나 창틀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인 것처럼 삶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두려운 나머지 잊고 묻어두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보고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는 이 작품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의 성장을 실감하는 동시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1장. 원서동
2장.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
3장. 야앵(夜櫻)
4장. 타오르는 소용돌이
5장. 당신은 배고픈 쿠마 센세이
6장. 큰물새우리
7장. 목어와 새
8장. 얘들아 내 얘기를
9장. 대온실 수리 보고서

일러두기 | 작가의 말 | 참고자료

첫문장
처음에 배운 건 수리의 종류에 관한 용어들이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명지대 석좌교수)
: 내가 알기에 창경궁의 대온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왕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1909년 건립한 것이다. 철골 구조와 유리, 목재가 혼합된 이 근대 건축물은 창경궁 수난사에서 살아남아 지금은 야간개장까지 하는 명소가 되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라는 제목에 이끌려 반은 의무감에서 대충 읽어보려고 하였는데 소설의 구성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어 단숨에 독파하게 되었다. 장인정신에 투철한 소목장의 집념과 관할 공무원의 무심함이 좋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소설은 창경궁의 아름다움, 대온실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식물에 대한 묘사, 대온실 건축 구조의 세세함까지, 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철저한 고증과 예리한 관찰로 이루어져 있어 그 풍성한 서사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였다.
: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제일 많이 한 생각은 ‘어떻게 이런 대사를 쓰지?’였다. 아마 작가는 오랜 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 말들 너머로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이 소설에는 나뭇잎의 잎맥처럼 섬세하게 그려진 인물들의 마음이 가득하다. 그것들의 모양과 색깔, 두께와 반짝임이 다 달라서 다양하고 진귀한 식물로 가득한 온실을 거니는 것 같다. 그곳을 걷는 동안 나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작가의 커다란 야심을 읽는다. 이렇게 작고 투명한 나뭇잎들을 모아 커다랗고 세찬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 생각. 여러 줄기의 시간에서 흘러나온,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장소로 모여드는 이 거대한 이야기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작가는 투명한 유리와 단단한 철재로 큰 집을 지었다. 추운 겨울밤 그곳에 불이 켜지면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할 것인가.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장소와 상상력의 모든 한계를 거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렇게 눈부시게 반짝이는 집을 뚝딱 지어낼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수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2017년 현대문학상, 2016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5년 신동엽문학상,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눈 맞추는 소설>,<[북토크] <첫 여름, 완주> 북토크>,<첫 여름, 완주> … 총 84종 (모두보기)
인터뷰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인터뷰 - 2018.07.06
소개 :2009년 『한국 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연작 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장편 소설 『경애의 마음』, 『첫 여름, 완주』 등을 썼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받았다.

김금희 (지은이)의 말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내가 소설로 가본 가장 폭넓고 긴 시간대이다. 당연히 많은 자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긴 참고자료 목록을 남겨둔 건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만들기 위한 작가의 추적이 어떤 식으로 뻗어나가는가를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물의 동작과 옷차림, 말씨, 표정, 거리의 활기와 적막, 집 안 마루의 감촉과 대온실의 유리창과 대나무발, 긴 잎의 바나나와 맹수사의 동물들, 풍랑에 흔들리는 상선과 눈 쌓인 피난길에 서로의 안전을 당부하는 불안한 얼굴들, 패전의 무게를 지고 남하하는 이들의 걸음걸이.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모색을 했는가를. 그래서일까. 작업을 하는 동안 어떤 소설보다 ‘이해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는 걸 깨달았다. 도서관과 공유 오피스와 카페를 전전하며 자료들을 읽다가 마침내 이해에 다다르면 슬픔이 차올라 자리를 박차고 나와 걷던 시간들이 이 건조한 목록에 담겨 있다. 내가 한 이해는 깨진 유리 파편처럼 그 시절을 자그맣게 비출 뿐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한참을 걸어야 감정이 식을 만큼 너무나 생생한 것이었다. 나는 자주 기도했다.
한때는 근대의 가장 화려한 건축물로,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대중적 야앵의 배경지로, 역사 청산의 대상으로 여러번 의의를 달리한 끝에 잔존한 창경궁 대온실은 어쩌면 ‘생존자’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건축물과 함께 그 시절 존재들이 모두 정당히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에게도 이해되기를.
가을이 오래고 길게 번지기를 바라며
2024년 10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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