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2001년 처음 출간된 이래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하엘 엔데의 단편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재치 넘치는 새로운 그림으로 한국의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익숙하고도 낯선 거리로 렝켄을 이끄는 신비한 마법, 열두 개 손가락으로 열두 시에만 마법을 쓰는 프란치스카 프라게차익헨 요정, 렝켄의 말을 거스를 때마다 키가 절반씩 작아지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마침내 렝켄과 부모님이 얻은 깨달음까지….
원작의 주요한 장면들을 천진난만하고 재치 있게 재해석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비밀을 나눠 준다. 누구나 어린 시절 가슴속 한 켠에 품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새로운 여운으로 다시 느껴보자.
역자후기
오래전에 출판됐던 책이 이번에 새로운 삽화와 함께 뉴 에디션으로 다시 출판되게 되어 원고를 조금 손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무엇보다도 기쁘다.
단순히 어른이 아동을 훈계하거나 암묵적인 세뇌로 굴복시키는 책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마음속 목소리에 고루 귀를 기울인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번역 소개했었는데, 그 소망을 이제까지의 튼튼한 생명력이 증명해 보이니 열심히 길러 보기 좋게 성장한 나무를 보는 듯 뿌듯하고 행복하다.
미하엘 엔데가 책을 쓸 때 많은 고민을 하고, 대표작 《모모》를 쓸 때는 6년간 고심한 끝에 작품을 완성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창작에 임했음을 잘 알기에 비록 두껍지 않은 아동용 도서이지만 이 작품 속에 그가 얼마나 깊은 사고를 하고, 치밀하게 이야기를 엮어 나갔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원작자가 어떤 사고와 마음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골라 창작했는지 다시 깊게 고민하면서 그의 마음이 좀 더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원고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처음 이 책을 낼 무렵 꼬물꼬물한 어린이었던 딸아이가 이제 곧 엄마가 된다. 엄마와 아기가 같은 책을 통해 독후감을 나눌 수 있는 것이야말로 명작이 독자에게 건네는 거룩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