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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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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김하나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위한 1g의 교양 사전. 아이디어 탄생을 위해 쌓아 올린 지식의 조합, 농담처럼 시시하지만 지적인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문학, 음악, 미술, 정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촌철살인의 문장 뒤에는 다양한 생각의 도구들이 숨어 있어 읽는 즐거움은 물론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마저 자극한다.
굳어진 사고의 패턴, 프레임에 갇힌 두뇌의 흐름을 깨는 지식의 신선한 조합이 가득 담겨있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직업인 저자는 섬세하게 일상을 바라보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조합하며 생각의 씨앗들을 만들어간다. 피식 웃음이 나는 농담부터 필요 이상으로 진지해서 당황스러운 고민까지 등 캐치볼처럼 가볍게 툭툭 던진 지식의 조각들은 나름의 리듬을 만들어내며 꽤 신선한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촌철살인의 문장들 뒤에는 배제하기.손상하기.취하기.의심하기.순서와 온도, 재료 바꾸기 등 다양한 생각의 도구들이 몸을 숨기고 있다. 이외에도 '근사한 아이디어에는 슬쩍 묻어가자', '이길 수 없을 바에는 정신 승리를 연습하자', '시대착오적인 것을 찾아보자' 등 일에서나 일상에서 쓸 만한 방법들이 쏠쏠하다. : '이 사람이 가령 연고 설명서를 쓴대도 재미있게 읽겠다' 싶은 희귀한 경우가 있다. 우선은 내용을 불문하고 글맛이 아주 그만인 문장을 쓴다는 뜻이지만, 그라면 무엇을 소재로 삼아도 산뜻한 시선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김하나는 내게 그런 작가이고, 이 책은 거기에 얕은 지식까지 더해 삼위일체를 이루었으니, 무라카미 하루키라도 연고 설명서를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가? : 그녀는 매번 그랬다. 농담처럼 아이디어를 툭 던져놓고, 거짓말처럼 그 아이디어를 완성해서 보여줬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농담같은 아이디어들이 반짝이는 일상을 완성한다.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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