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는 <더 원>이나 <나비효과> 같은 영화에 등장하는 시간여행을 과학이론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어준 개념이다. 무수히 많은 우주가 존재하고 각각의 우주에 역시 무수히 많은 내가 존재하며, 미래에서 시간여행자가 현재나 과거를 방문해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경우의 수만큼 새로운 우주가 가지를 친다. 예컨대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는 조선이 일제에게 점령당했으나, 반대로 조선이 드라마에서처럼 입헌군주제로 유지되고 있는 우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현대 우주론의 정점에 서 있는 개념 중 하나인 평행우주를 쉽고 자세히 설명해준다. 평행우주는 어떤 면에선 상상력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은이의 평행우주는 논리적이고 냉철한 과학적 지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론 인간을 위한 과학을 지향한다. 즉 이 우주가 팽창 끝에 '거대한 동결'로 소멸하게 되었을 때 다른 평행우주로 탈출함으로써 인류는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부와 2부에서는 우주론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3부에서는 우주 종말의 과정과 우주를 탈출하는 방법을 11단계로 나누어 보여준다. 첨단장비를 통해 얻은 최신 연구 데이터와 SF소설, 영화 등을 동원하여 평행우주와 시간여행, 우주탈출 등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더불어 우리가 사는 우주를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물리학자들이 생각하는 우주의 의미를 점검한다.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3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집필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2006년 제46회 한국출판문화상, 2016년 제34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 《시간의 기원》 《양자컴퓨터의 미래》 《프린키피아》 《모든 것의 기원》 《다정한 물리학》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단 하나의 방정식》 《엔드 오브 타임》 《경이로운 우주》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나의 첫 과학책’ 시리즈를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과학 동화 집필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