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5년만에 출간된 류시화의 산문집. 15년간 인도 대부분을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시인의 깊은 사색이 느껴지는 필치로 잔잔하게 담아냈다. 작가는 37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의 삶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라 말한다.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함께 배움의 여행을 떠나온 학생이자 동료 여행자라는 말.
힘든 삶 속에서도 항상 'no problem', 'are you happy?'라고 이야기하는, 가난하지만 재치있고 지혜로운 사람들. 시인은 그들과의 만남에서 잊고 있던 질문을 찾아낸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단순하지만 인생의 본질을 아우르는 이 질문은 복잡하고 바쁜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작은 힌트를 준다.
류시화 (지은이)의 말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철학이나 종교적인 신념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발을 신고 나서면 나는 언제나 그 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할 수가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에 살아 숩쉬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 순간에 춤추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생의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