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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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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의 장편소설. 폴 오스터가 그간의 작품들에서 천착해 온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구성이나 내용 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말 그대로 '스토리텔러'로서의 오스터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소설은 하나의 우발적 사건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소설 속의 소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조는 소설의 형식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오스터가 즐겨 써온 기법으로, 이번 소설 역시 그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소설은 세 인물이 서술을 하는 큰 틀 속에서, 주인공 애덤 워커의 회고록이 세 가지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소설은 1967년과 2007년, 4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베트남전의 악령이 미국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던 1967년, 당시 청년들은 전쟁의 당위성 문제는 둘째 치고 당장 대학을 졸업하면 군대로 끌려가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에 당면해 있었다. 2007년 예순 살이 된 워커는 당시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과 징병이라는 상충되는 문제 속에 고뇌하던 자신에게 벌어졌던 기묘한 사건들, 자신의 삶의 행로를 바꾼 1967년의 일을 기록한다. 각각 '봄', '여름', '가을'이란 제목을 붙인 이 회고록을 쓰는 과정에서 그는 글쓰기의 난관에 부닥치고, 그 어려움을 40년 전 컬럼비아 시절 친구였던 작가 짐에게 상담한다. '봄'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쓴 워커에게, 짐은 1인칭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한 발짝 떨어진 시점으로 서술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한다. 그리하여 '여름'은 2인칭, '가을'은 3인칭의 세 가지 시점으로 쓰이게 된다. : 이 소설은 최고 수준의 현대 미국 작품이다. 날카롭고 우아하며 활기차다. 이 작품은 오직 지독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힘들이지 않은 작품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가 거장의 손아귀에 들어 있을 때 흔히 그러하듯, 우리는 한 문장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다음 문장을 읽고 있다. 소설을 읽어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기 때문에 이 소설은 쉽게 읽을 수 있다. : 재미 면에서 봤을 때 『보이지 않는』은 더없이 성공적인 소설이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 오스터의 아름다운 이야기의 막이 내리면, 우리는 지금까지 굉장히 멋진 막다른 계곡을 탐험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 『보이지 않는』은 매혹적이고도 매우 완성도 높은 소설이다. : 오스터는 정말로 마법사의 지팡이를 지니고 있다. : 오스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지적이며 품격 있는 작가이다 : 우연의 실체와 환상 사이 : 예측 불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1년 1월 29일자 새로나온 책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1년 1월 30일자 - 한겨레 신문 2011년 1월 29일 문학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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