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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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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나’는 성도들에게 하루를 사는 동안 붙들 말씀을 어떻게 하면 기억하기 쉽게 먹여 줄까를 고민한 결과로 시작됐다. 아침마다 하루치 만나를 거두었던 광야 길의 수고가 아니더라도, 영혼 깊은 곳에서 울림과 찔림이 될, 짧은 한 구절을 하루의 만나로 삼아 곱씹는다면 그날의 은혜를 맛보아 누리기에 충분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돌고 돌아 영월의 자연이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 동안, 목회와 신앙의 여정에서 매일 마주치는 크고 작은 은혜들을 기록했고, 그 기록을 씨앗 삼아 묵상한 말씀을 성도들과 나누어 왔다. 저자 자신이 성장하면서 경험한 신앙과 교회 이야기, 산골 작은 교회에서 부족한 자원으로 끙끙대다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한 이야기, 성도들의 순수한 믿음과 열정과 섬김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 등등 짤막하지만 따뜻한 고백과 묵상이 마음을 두드린다. ![]() : 할매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웃음 짓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아쉬워서 마지막 장을 남겨 두고 잠시 눈을 감아 본다.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자의 영월 이야기는 참 한결같이 안온하다. 갖은 풍파 속을 지나온 이야기일 텐데, ‘오늘도 참되자’며 찍은 온점에는 안온함이 묻어난다. 누구나 그렇듯, 목사인 저자도 목사가 처음이라서 어려운 마음일 때가 많았을 텐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괜찮았고 괜찮아서 괜찮을 거라는 마음속의 다짐들이다. 신기하게도 책을 읽다 보면 영월의 풍경 속에 있는 저자와 성도들의 모습이 익숙하게 그려진다. 무엇이 우리를 그러한 익숙한 풍경 속에 두는 것일까? 결국 사랑이다. 모든 것의 이유는 사랑이니까. 사계절을 따라가는 여정 안에서 예쁜 사랑의 모양들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아쉬운 마음을 접어 두고 다시 마지막 장을 읽어 내려간다. 그곳의 풍경이 마지막 장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기를, 그리고 저자가 찍은 온점처럼 안온하기를 응원한다. 무엇이 문제겠는가! 가장 분명한 ‘예스’가 뒤에 든든하게 계시는데. 나도 저자를 따라, 오늘도 ‘참되자.’ : 김진호 목사는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 유난히 눈동자가 까맣고 반짝이던 소년 김진호의 모습은, 마치 다윗의 목동 시절을 보는 듯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믿음과 사랑과 꿈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그의 충성과 헌신은 담임목사였던 남편의 마음을 언제나 시원하게 해 주었다.
그런 그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나 광야 길로 나섰다. 마치 다윗이 도피 생활을 하느라 광야를 떠돌았던 것처럼, 저자 역시 수년간 낯선 지역에서 외롭게 사역하며 광야 생활을 했다. 그 끝에서 만난 강원도 산골 마을 도천교회. 그곳에서 7년간 목양을 하면서 하루하루 주님과 동행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한 장 한 장이 감동과 은혜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 이후 성도들의 믿음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이 책을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필독서로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빛과 소금으로 사는 법, 자녀 교육, 이웃 사랑, 분노 다스리기, 그리고 심령이 가난한 자가 받는 복, 애통하는 자가 받는 복,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받는 복 등을 체험적으로 보여 준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실종된 교회 안에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해 드리는 저자의 반석 같은 믿음을 만날 수 있다. 앞으로도 그를 통해 큰 뜻을 이루실 하나님을 기대한다. : “참되자.” 거짓이 없고 진실되자는 말이다. 김진호 목사가 자주 하는 다짐이다.
저자는 도시 목회를 하다가 자신의 목회가 참된 것인지 확인하고자 영월 농촌 교회로 갔다. 세상의 방식으로 생각하면 더 좋은 환경, 더 큰 교회로 가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마음인데 오히려 거꾸로 간 것이다. 그러나 도시든 농촌이든, 목회를 시작한 지 강산이 변할 정도가 되면 참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나님보다 성도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목회 상황에 따라 정직하지 못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메마르기도 하고, 영혼 없는 형식적인 목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늘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흔들리니 참되자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 마음이 참 감사하다. 도천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써 내려간 김진호 목사의 글을 읽으며 참된 목회가 무엇이며 목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다시 묻게 된다. 그리고 문득 나도 외치고 다짐하게 된다. “참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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