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 숲 속에서 늑대가 새끼 돼지를 발견한다. '게 섰거라, 나한테 걸린 이상, 너는 도망치지 못한다.' 겨우 한 발짝 남은 아슬아슬한 순간, 늑대는 그만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지고 말고, 새끼 돼지는 그 틈을 타고 재빨리 숲을 벗어나 언덕으로 올라가 버렸다.
꼬옥 맛있는 새끼 돼지를 먹고 싶은 늑대는 언덕을 올라간다. 토끼, 사슴, 닭, 염소, 너구리 등 많은 음식(?)들을 만나지만 늑대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직 새끼 돼지가 얼마나 맛있는지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달려 간다.
'토실토실한 장딴지, 아삭아삭한 귓밥, 폭신폭신한 뱃가죽, 그 놈을 머리 쪽부터 깨물까 엉덩이 쪽부터 먹을까?'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키고 산꼭대기를 향해 올라가는 늑대. 상상 속의 돼지는 자꾸만 자라 어느덧 늑대보다 더 커진다.
놓쳐버린 새끼 돼지를 찾아나서는 욕심많고 엉뚱한 늑대가 그렇게 밉지 않는 그림책. 늑대는 공격적인 성격에 걸맞게 삐죽삐죽하고 새끼 돼지는 약하고 유순한 성격에 걸맞게 동글동글하게 표현된다. 형태 묘사보다는 대상이 풍기는 느낌을 그대로 표현한 과감한 그림과 빨강, 초록, 노랑 등 원색을 사용한 컬러링이 특이하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타마 미술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텔레비전 유아 프로그램의 구성과 오페라 및 연극의 각본을 쓰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폭풍우 치는 밤에』로 1995년 산케이 어린이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으로 연극을 만들어 도쿄 우수아동 연극상, 후생성 장관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가부와 메이 이야기] 시리즈와 『흔들흔들 다리에서』, 『구덩이에서 어떻게 나가지?』, 『치카 치카 이를 닦아요』, 『행복한 거짓말』, 『고마워! 말해 볼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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